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삼성 비자금 특검법'이 지난 2002년 대선 직후의 '당선축하금 의혹'까지 수사대상으로 포함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저는 당선축하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직접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24일 오후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해인사 대비로전 낙성 대법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지막이 좀 편안할 것 같았는데 역시 제 팔자가 그런지 마지막이 시끄러운 문제가 좀 터져서, 우리 (변양균 전) 정책실장 사고가 나버리고, (정윤재 전) 비서관 한 사람도 사고 나고, 지금은 무슨 비자금이 나와가지고"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며,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고 국가적으로도 슬픈 일"이라면서 "특검을 하든 아니하든 어느 쪽으로 가든 흑백을 밝히도록 돼 있다. 한국이란 나라가 어떤 절차로 가든 간에 뭘 덮어버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며, 덮어버리고 갈 수 없고 그럴 힘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특검을 하지 않아도 진실 규명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결국 다 밝혀지고, 운 좋은 사람은 좀 숨기고 갈 수 있을 것이고, 옛날에는 힘이 세면 다 숨기고 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힘 세 가지고는 숨기고 가지 못하고 운이 좋아야 숨기고 갈 수 있다"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중간에 안 쫓겨 나오고 무사히 마치고 나오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마지막이 파란이 좀 있지만 그 동안 제 양심으로 국민을 위해 하고 싶었던 일, 꼭 해야 된다는 일들을 그런대로 할 수 있었고, 몇 가지 남았지만 대부분 이루고 간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결백을 자신했지만 한 정치권 인사는 "'나는 안 받았다'는 게 묘한 발언 아니냐"면서 "전두환, 노태우 이후 직접 받은 대통령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측근 인사들에 대한 로비 실체 여부는 아직은 베일 속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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