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의 육성 녹취록 공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석희 앵커는 16일 JTBC <뉴스룸? 말미에 "보도 책임자로서 어제 방송이 논란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녹취록 파일이 검찰로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했고, 편집없이 진술 흐름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봤다"고 주장했다.
손 앵커는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었다"며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고인과 가족들 입장, 시청자의 진실찾기에 도움된다는 판단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입수 경위나 저희가 되돌아봐야 할 부분은 냉정하게 되돌아 보겠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언론의 속성이란 것만으로는 양해되지 않는다는 것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 나가겠다. 저나 기자들이 완벽할 순 없지만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향신문>은 17일자 사설을 통해 손석희 앵커의 해명에 대해 맹비난했다. 사설은 "JTBC가 경향신문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 녹음파일을 무단으로 방송했다. 경향신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입수 경로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없었다. 유족의 방송 중단 요구조차 거부하고 공개를 강행했다"며 "명백한 언론윤리 위반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손 앵커의 '공익'과 '국민의 알 권리'란 항변에 대해 "알 권리란 국민 개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혹은 이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예컨대 권력기관에서 중요한 정보를 은폐하려 할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를 폭로한다면 '알 권리'를 위한 보도로 분류할 수 있다"며 "그러나 JTBC 보도는 이러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과 단독 인터뷰한 뒤 주요 내용을 모두 보도했고, 금품 제공 관련 부분은 녹음파일도 공개했다. 녹취록 전문 공개도 이미 예고한 상태였다. JTBC가 경향신문보다 하루 먼저 내보낸다고 공익이 증대될 리 만무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JTBC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의 휴대전화 영상을 공개하며 유족의 심정을 배려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족의 방영 중단 요구를 묵살했다. 대중의 신뢰를 받아온 손 앵커의 '이중잣대'가 민망하다"며 "JTBC의 '성완종 녹음파일' 공개는 무분별한 속보 경쟁이거나 특종을 가로채기 위한 무리수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경향신문>과 성 전 회장의 유가족은 JTBC와 JTBC 기자에게 음성 녹취 파일을 넘겨준 김인성 씨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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