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삼성의 로비 의혹, 국회의 삼성 비자금 특검 국면 등과 관련해 청와대의 곤혹스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임채진 본인이 아니라는데 어떻게…"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임 내정자가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일관하고 있고 삼성 에스원 주식 매각 논란도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판단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천 대변인은 "청문회 결과를 포함해 앞으로 진행과정을 전반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임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를 저희도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희도 진실이 빨리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임 내정자가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측이 확보하고 있는 내용을 빨리 내놓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혹이 밝혀지기 전까지 총장 임명을 유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천 대변인은 "사실이 빨리 확인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정상명 총장의) 임기가 23일까지인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어려운 일이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청와대가 나서서 의혹을 규명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선 "본인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고 민정수석실이 나서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법적으로 가능한 방도가 있으면 좀 알려 달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변양균 전 정책실장, 전군표 국세청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도 "본인이 부인하고 있다"고만 말했었다.
천 대변인은 전날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 최고위층도 로비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임 후보자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당사자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선축하금은 근거 없는 모략"
한편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특검 논의에 대해 천 대변인은 "국회가 결정하는 것인데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물론 검찰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면 특검을 할 수 있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당선 축하금 의혹을 특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특검 이야기를 하면서 '삼성 비자금의 상당부분이 노 대통령 대선 자금 및 당선 축하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시중의 소문이 사실일 개연성이 많다'고 복잡하게 말했다"면서 "축하금 언급은 근거 없는 모략이고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대변인은 "특검 대상에 이 부분(축하금 언급)을 넣자고 하는 것은 악의적 의도가 노골적이라고 본다"고 말했지만 축하금이 아닌 대선자금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한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BBK 사건과 관련해 "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민란이 일어난다고 하는 생각이야말로 거꾸로 무슨 두려움과 공포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은 후 "김경준 씨는 소환돼서 검찰에서 수사할 것인데 그 결과를 예단하고 민란 운운하는 것은 정부와 검찰에 대한 협박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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