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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전라도 정치인들하고 정치 못해먹겠다"

신당-민주당 합당 못마땅?…"신당 출현도 환영안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당대당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전라도 정치인(국회의원) 들하고 정치를 못해먹겠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 8일 무안 국제공항 개항식에 직후 전남 나주 중흥리조트에서 열린 '광주·전남지역 주요 인사 오찬 간담회'에서의 노 대통령 비공개 발언록이 참석자들에 의해 뒤늦게 전해진 것. 이 자리에 취재진은 없었다.

"지역 근거 단결, 영원히 큰 판에서 못 이겨"

노 대통령은 이날 '균형발전은 정치권에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응원했던 것은 호남 안에서도 정당간 경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오로지 지역만을 근거로 해서 단결하게 되면 반드시 반작용을 부르게 되고 영원히 큰 판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정치도 경쟁을 해야 경쟁력 있는 국회의원이 나오는데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면 되겠느냐…영남에서 호남색 선출직이 당선되고 호남에서 영남색 선출직이 당선되는 상호 경쟁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정치도 발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노 대통령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출현은 이 같은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지금도 환영하지 않는다"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애정을 분명히 했다. 게다가 이같은 발언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연대 조짐에 대한 불만으로도 해석된다.

이어 그는 "화를 참지 못해서 그러는데 '호남 뭉치자'는 말만 거듭 하며 저급한 전략을 쓰는 전라도 정치인들하고 일을 못해먹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일부 참석자들은 '전라도 정치인' 앞에 '머리가 나쁜'이라는 수식어도 포함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민주당 최인기 의원 등 호남권 정치인들의 표정이 굳어지자 노 대통령은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드린 건데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식으로 해명했다고 한다.

한편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같은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채 "정작 오찬 간담회 참석자들은 농담으로 웃어넘겨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사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원광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면서도 "호남과 충청이 손잡으면 이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씨가 동쪽에서 영남표 500만 표를 깨지 못했으면 죽었다 깨나도 이기지 못했던 것 아니냐"며 서부벨트 부활론을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대선에서 우리당이 영남 32%를 득표한다고 가정하면 무조건 이기는 것인데 우리당이 분열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었다.

안희정 "우리는 대한민국을 선진민주국가로 발전시켰다"

한편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 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도 대통합신당과 정동영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9일 '도대체 이길 생각이 있습니까'라는 글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게재해 "이길 생각이 있느냐. 있다면 그 전략이 무엇인가"라며 "저들(보수세력)이 분열해도 그 이익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당의 무기력감, 전략도 없고 방향타도 없는 이벤트 중심의 선거 캠페인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2007년 대선은 부도덕하고 부패한 한나라당의 이명박, 이회창씨간의 집안 싸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우리가 우리의 역사에 대해 스스로 패배했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한, 저들의 분열과 진흙탕 싸움에 우리가 얻을 반사이익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계승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만이 대선 승리의 지름길이란 이야기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을 선진민주국가로 발전시켰다"고 까지 주장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이후 정동영 후보를 2002년 경선의 이인제 후보에 빗댄 후 "결과에 승복하겠으나 마음까지 따라가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청와대와 친노진영의 이같은 공세에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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