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캠프의 2인자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8일 "모든 것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전격사퇴했다.
지난 달 말 "좌시하지 않겠다", "친박계열이 팔짱만 끼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킨지 10여 일 만이다.
이명박 캠프와 이재오 의원은 최고위원직 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그의 발언으로 박근혜 전 대표 측과 틈이 벌어지고 급기야 이회창 후보가 출마선언 하는 데 이르자 특단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겠다"
이 의원은 자신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대신 전달한 글을 통해 "지금 화합을 해야 할 당내 사정이 매우 복잡해 졌다"면서 "저 이재오가 당내 화합에 걸림돌이라고 하니 저 스스로 걸림돌을 치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저는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겠다"고 '변치 않는 충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바라건대,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표님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서 각급 필승결의대회에 흔쾌한 마음으로 참여해주셨으면 한다"고 간청했다.
이 의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선대위 활동이나 당무를 보지 않고 "지역구 일만 하겠다"며 최고위원 고수 의지를 밝혔었다.
이 의원의 뜻을 대신 전달한 진 의원은 "(이 의원이) 어제 밤에서 오늘 새벽 사이에 혼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사전 조율된 수순'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진 의원은 '이방호 사무총장도 거취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 충분한 조치로 받아 들일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진 의원은 "그럼 정권교체를 안하겠다는 것이냐"고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박 전 대표 측은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는 문제해결의 시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 측이 '내친 김에 밀어붙이기'를 계속할지 이명박 캠프가 내밀고 있는 손을 붙잡을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주말 일정 재조정할 것"
한편 이회창 후보의 독자 출마로 최대위기를 맞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주말 일정을 전면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가기로 해, 이재오 최고위원 2선 후퇴 이후 또 다른 특단의 조치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후보는 내일(9일) 국민성공대장정 경남대회 일정까지만 소화하고 이후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깊은 장고에 들어갈 것"이라며 주말 일정 전면 취소를 밝혔다.
"오늘부터 등록일까지 남은 날짜가 많지 않다"고 위기감을 표출한 이 사무총장은 "지금의 위기상황과 관련해 이 후보가 강력한 대처를 위한 여러가지 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전국 243개의 지구당에서 규탄대회라든지, 부당성을 알리는 대회를 하고 특히 시도당 기자회견, 규탄대회 등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부당성을 알리는데 총력을 다할 생각으로 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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