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와 수니파 간 내전에 휩싸인 예멘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을 공식 선언하면서 예멘 내전이 중동 전체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압델 알-주베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예멘은 시아파의 후티 반군이 수니파인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축출하고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남부 도시 아덴의 공항까지 장악하면서 세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들이 하디 대통령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알-주베이르 대사는 10개국 이상이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작전에 참여할 것이며, 미국과 협의를 거쳤지만 미국이 직접 공습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한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도 성명을 통해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켜달라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요청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후티 반군의 배후에 중동의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버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칫 이번 예멘 내전이 중동의 두 맹주 국가인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후티 반군은 사실상 수도인 사나를 점령한 뒤 올해 초 하디 대통령을 한달 간 가택에 연금하면서 본격적인 권력 이양에 돌입했다. 그런데 하디 대통령이 연금에서 풀려난 이후 남부 지방의 아덴으로 피신해 수도를 탈환하기 위한 세력을 결집하면서 양측 간 대결은 실질적인 내전으로 이어졌다. <에이피>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하디 대통령이 현재 국외로 탈출했다고 보도했지만 정확한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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