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추모콘서트 강정서 개최…뮤지션·행위예술가 등 자발적 감동 선사
'노래하는 시인' 故 김광석의 노래가 제주 강정마을에 울려 퍼졌다.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김광석의 노래는 기나긴 해군기지 반대투쟁으로 지친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들에게 잠시나마 치유의 감동을 선사했다.
22일 오후 6시 서귀포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김광석 추모콘서트, 가객에게 부치는 편지 - 앵콜 in 강정'이 열렸다.
이번 무대는 지난 1월 10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마을창고 '탐라표류기'에서 열린 '김광석추모콘서트 두번째 이야기'를 강정으로 옮긴 것이다.
오랜 싸움으로 지친 강정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출연자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마련하면서 더욱 의미가 컸다.
사회를 맡은 강신원 카페소리(한경면 저지리) 운영자는 "김광석이 살아있었다면 반드시 강정을 사랑하고 강정을 아파하고 노래했을 것이다. 아픈 이를 어루만지던 그의 노래를 목소리로 대신해 고된 갈등과 오랜 싸움에 지친 강정에 저희 노래를 바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은 김광석추모콘서트에 함께 했던 <김수수 & 서신>, <러피>, <박순동>, <양성미>, <조성일>, <조성진>, <조수경>, <최성훈>, <밴드문제>, <비니모터> 등 뮤지션 10팀과 행위예술가 이경식, 김영태, 탁영주 등 예술인들이 무대를 꾸몄다.
또 제주에 11년째 살고 있는 가수 장필순과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감독 임순례가 특별게스트로 함께했다.
쩌렁쩌렁 울리는 일렉트로닉 기타가 선사하는 헤비메탈, 고요한 대금, 하모니카와 함께 잔잔한 멜로디를 연주하는 통기타, 구수한 타령까지…, 뮤지션들의 색깔은 가지각색이지만 김광석의 노래로 전하는 그들의 메시지는 '굴하지 않는 강정, 그리고 강정의 평화'였다.
가수 장필순 씨는 노래를 시작하기 전 "제 노래가 강정에 있는 분들에게 얼마나 격려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 만큼은 잠시 손을 놓으시고 온전히 노래를 느끼며 편안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 꼭 건강 챙기시라"고 격려를 보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현장에 함께한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자신의 청춘과 함께한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정말 반갑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 부회장은 "우리가 행사를 주도하고 가수들을 섭외해서 '제발 강정을 위해 노래해달라'고 요청한 방식이 아니라, 제주에 있는 뮤지션들이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 솔직히 공연이 잘 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며 "여기까지 와서 노래해줘서 참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고 부회장은 "강정마을이 힘들고 어려웠던 이미지로 외부로 알려졌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서 앞으로 강정은 희망이 움트고 다시 살아가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땅의 이미지로 바뀌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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