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정부의 고용 정책 실패를 집중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청년 고용 대책을 네 차례나 발표했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갈수록 청년 실업률이 높아졌다"면서 "급기야 지난달엔 11.1%를 기록했다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업률"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대학을 졸업하고 유사 이래 최고 스팩을 쌓아도 비정규직 알바 말고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이야말로 경제 정책 실패가 낳은 참담한 결과"라며 "정부는 고용 대책 실패를 인정하고 새 정책 방향을 원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 17일 박근혜·문재인·김무성 3자 회동에서 문 대표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실패'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그 다음 날 반박 자료를 냈던 일을 재반박 격이다.
청와대는 자료에서 최근 2년 연속 상승한 경제성장률과, 12년 만의 최고치인 지난해 고용자 수(53만3000명) 등을 거론하며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 활성화에 역행한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우윤근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영수회담 직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면서 "경제 지표는 그와는 정 반대다. 가계부채 1100조 원,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106%, 체감실업률 12.% 등을 보아 상대적인 빈곤율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복지 확대가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견인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가계소득 중심 성장 전략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정부는 가계 소득 중심 전략으로 바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경제 위기를 여당이 말하면 고통 분담이고 야당이 말하면 경기 위축이냐"라면서 "문 대표가 경제 위기를 말하니 청와대에선 위기가 아니라고 강변하는데 실제로 경제 위기를 전파한 것은 정부·여당"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 "늘 발목잡던 야당, 대통령 면전에서 실패 운운할 수 있나"
한편, 새누리당은 경제 현실이 어려운 이유를 야당의 비협조에서 찾고 있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부 여당은 그동안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 인하 정책을 펴면서 경제살리기 중점 법안을 제출해놓고 있다"면서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외칠 때 거대 제1 야당은 어디 있었나"라고 따졌다.
이 사무총장은 또 "세월호 사고로 내수 경기가 침체했을 때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마비하고 농성까지 했던 사실을 국민 모두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국정 한 축 책임지는 야당이 그러고도 대통령 면전에서 경제 정책 실패를 운운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와 경제정당이란 말로 경제에 올인하는 정당으로 변신했다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도 했다.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야당이 경제 정책 실패를 규정한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아직 통과되지 않은 경제활성화 법안,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등을 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란다"면서 "그러고 나서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부·여당을 탓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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