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중 일부가 포스코 최고위층에 전달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12월 인도네시아에 약 3조 원을 투입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업체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함께 해외 첫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완공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준양 전 회장이 직접 화입식에 참여했다. 화입식은 공장 고로에 불을 처음 집어넣는 행사를 말한다.
포스코는 당시 제철소 건설과 관련해 포항 지역 기업인 A건설사를 협력업체로 해 일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말썽이 생겼다. 고로가 작동하지 않아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당시 이 고로를 포함해 제철소 건설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 곳이 A건설사다. 당시에도 제철소 건설 경험이 없는 A건설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일종의 특혜라는 것이다.
검찰이 포착한 비자금 조성 의혹은 A건설사와 관련이 있다. 포스코가 A건설사에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A사가 용역비를 부풀려 100억 원대 비자금을 따로 챙겼다는 것이다. 이 비자금이 포스코 최고위층에 전달된 정황이 발견되면서, A건설사와 당시 포스코 회장이었던 정준양 전 회장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A건설사의 B회장은 정 전 회장은 물론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 입사부터 시작해, A건설사를 포항의 중견 건설사로 키운 것도 이같은 친분이 바탕이 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A건설사는 정준양 전 회장 취임 이후인 2011년부터 포스코에서 일감을 집중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경우에도 제철소 경험이 없는 A건설사를 굳이 협력업체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재계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A건설사에 포스코가 일감을 몰아줄 때부터 사고가 예견돼 있었다고 봐야 한다. A건설사의 B회장은 영남 지역의 유력 인사다. 정 전 회장은 물론이고 현 정부의 여러 인사와 친분이 있다는 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포스코 수사, '박근혜 정권'은 무사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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