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15일 "의원 세비를 20% 줄이고 의석을 60개 늘리자"는 취지의 정치 개혁 제안문을 발표했다. 권역별비례대표제 등을 통해 의석을 늘리는 만큼 국회의원 특권을 축소, 총 국회 운영 비용을 동결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확대하고 국회의원 특권을 축소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선거 제도를 개혁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관련해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국회의원 정수 확대 △대통령 선거 및 광역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심 원내대표는 "양당 독점 구조에 갇혀 기득권 세력만 대변되는 지금의 국회는 사회적 약자를 광범위하게 대변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며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사표로 만드는 승자독식 구조로는 양당 체제를 고착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석패율제 대신 정당명부제 도입해야
심 원내대표는 "민심에 비례해서 의석수가 보장되는 선거 제도, 정당 지지에 비례해서 의석수가 보장되는 선거 제도 개혁만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전면 도입을 제안하며 "정당 득표와 의석율을 연동함으로서, 다양한 세대·직능·계층의 대표성 강화와 동시에 지역 대표성도 보완한다는 점에서 현 국회의 대표성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면, 한 권역 안에서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의석을 배분하게 된다. 의석을 가질 수 있는 정당의 자격은 전국 득표율 기준 2% 이상 득표 또는 지역구 3명 이상 당선을 기준으로 한다.
이를테면 한 권역에서 50영의 국회의원을 선출할 경우, 5개의 정당이 해당 권역에서 각각 20%씩 동률의 지지율을 얻게 되면 각 정당에는 동일하게 10석의 의석이 배분되는 식이다. 다만 지역구 당선자는 의석 배분과 상관 없이 인정되기 때문에, 5개 정당 중 특정 정당이 지역구에서 11석을 얻었다면, 1석은 '초과의석'으로 인정된다. 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은 문재인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했고 최근에 이러한 입장을 확인한 바 있기 때문에 이의 실현을 위해 그 어느 당 보다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앞장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선관위가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안은 지역구 200석, 비례 100석으로 의원 정수를 고정시키자는 것이다. 즉 지역구 의원을 인정하고,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만 권역별 정당 지지율로 배분하자는 것이다. 심 의원 주장대로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면 국회의원 '초과의석'을 인정해야 한다. 이때문에 정당명부제는 의원 정수 고정을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는 선관위의 권고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선관위는 지역구에서 떨어진 국회의원이 비례대표로 부활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를 권고 대상에 넣었다.
국회의원 정수 늘리고 세비 줄이면 오히려 비용 줄어든다
심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의원 정수를 360명으로 확대하고 국회의원 특권을 축소해서 총 비용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심 원내대표는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 의원 정수는 OECD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불가피하고도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원 세비 등 국회의원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20% 삭감하고 운전 비서 지원 등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권은 과감하게 폐지하며, 해외 출장 등 의원 활동을 투명하게 개혁함으로써 국회의원 유지에 필요한 총 비용을 동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국회의원 세비 수준을 OECD 평균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심 원내대표는 대통령 선거 및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의 결선 투표제 도입을 제안하면서 "결선투표제는 51%라는 최소한의 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서 국민 통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야합' 논란이 이는 '후보 단일화'의 정치적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같은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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