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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출마설'에 대한 상반된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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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출마설'에 대한 상반된 예언

[전망]국감 끝나는 다음 주면 윤곽 드러날 듯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출마설이 강력한 대선 변수로 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이 전 총재 본인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동안 출마설은 스스로 힘을 키워가는 형국.

이 전 총재 측의 한 인사는 29일 "총재께서 이번 주 내에 특별한 무슨 말씀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음 주 쯤 되면 어떻게 될 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현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 정파들 각각 '출마할 것이다'와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는 희망 섞인,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가지 전망이 모두 '자기 충족적 예언'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한다, 한다'하면 실제로 출마하게 되고, '안 된다, 안 된다'에 힘이 실리면 이 전 총재가 주저앉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요인1, 박근혜 계열 포용 실패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먼저 경선 이후 이 후보 진영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화학적 결합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강재섭 대표만 해도 이날 긴급 의총에서 "경선 때의 후유증이 남아서 우리가 물리적으로 단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학적으로 아직도 융합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경선 끝난 후 저쪽 (대통합민주신당)은 어쨌든 화합하고 경선했던 사람들이 나와서 껴안고 난리 친다"고 개탄했다.

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회창 후보 측 인사 역시 "저쪽은 정동영 후보가 뽑히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이 이해찬, 손학규를 끌어안은 것 아니었냐"면서 "MB(이명박 후보)는 결국 우리더러 '너희들 없어도 나는 된다'라는 메시지 밖에 보낸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회창 전 총재에서부터 박근혜 전 대표로 이어지는 당내 전통적 주류 세력을 이 후보가 끌어안지 못했고, 박 전 대표의 경우 섣불리 움직이면 경선불복의 멍에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전 총재의 활동공간이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요인2, 끊이지 않는 도덕성 논란

11월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이 BBK 전 대표 김경준 씨의 송환 서류에 서명→21일 인천공항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김경준 씨 체포 압송→이 후보 지지율 하락→25일 이회창 전 총재가 무소속 후보로 중앙선관위에 대선 출마 등록→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선언과 합동 유세→12월 초 이명박 후보 낙마….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이 전 총재 측 일부 인사들이 희망하는 시나리오다.

이 후보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국 도덕성 논란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고 범보수 진영이 미리미리 대안을 만들어놓아야 하고, 유일 대안은 이 전 총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주 쯤에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 전 총재 측 인사의 전언도 이같은 '대안론'과 궤를 같이 한다.

요인3, '어른 대접할 줄 모른다'

16대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의 측근으로 꼽혔던 한 인사는 최근 "이종구 특보 문제가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지금도 지근거리를 지키고 있는 이홍주 특보와 함께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이종구 특보가 별다른 상의도 없이 이 후보 진영으로 옮겨간 데 대해 대노했다는 것.

이 후보와 이 전 총재 사이의 불협화음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이 후보 측이 '이 전 총재께 고문직을 제의했지만 고사하셨다'고 언론에 알리자 이 전 총재 측은 '제의를 한 적도 없으면서 무슨 이야기냐'고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두 사람 사이가 벌어질 수록 이 전 총재 측은 이 후보의 실용행보를 공격하며 대북강경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 측의 주문이 강해질수록 '수구 이미지'를 걱정하는 이 후보 측도 냉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 후보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대접'과 대조되는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이 후보 측에선 '어른을 대접할 줄 모른다'는 볼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못한다" 압박하면 출마, '기정사실화'하면 발목 잡기?

△박근혜 진영에 대한 포용 실패 △끊이지 않는 도덕성 논란 △이 전 총재와 관계설정 실패. 이 전 총재 출마설의 3가지 근거는 어떻게 보면 모두 이명박 후보의 자충수에서 생산된 것이다.

경고음이 오래전부터 나와도 이 후보 측은 '설마'로 일관했었고 이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어버렸다.

이 후보 측은 아직도 짐짓 "출마까지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표정이다. 이 전 총재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이 후보 진영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개인적 자리에서 "노추(老醜)를 부리고 있다"면서 "자기가 이인제가 되는 꼴인데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냐"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이 이처럼 이 전 총재의 '자존심'을 계속 건드릴수록 그의 '결단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날 <조선일보> 등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나선 것은 보수진영의 위기의식과 반대여론을 결집시켜 우회적으로 그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가 출마선언을 하고, 본선에 뛰어든 다음 '챙길 것은 챙기고' 막판에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경우에는 이 후보 측이 '어느 선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회창 출마설'의 3가지 근거 가운데 첫 번째, 두 번째 요인은 이 후보 스스로가 이 전 총재와 직접적 접촉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 전 총재 출마설은 급격히 힘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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