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 원과 미화 1만 달러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전군표 국세청장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 불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퇴 임박 징후?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정부 혁신토론회'를 주재했다. 이 토론회는 참여정부 출범 후 5년간 추진해온 정부혁신의 추진 과정과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혁신과제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한덕수 국무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각 부처 장·차관 및 청장 등이 참석했지만 전 청장은 불참하고 한상률 차장이 대신 참석했다.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현직 국세청장이 검찰에 출두하는 것은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아 자진 사의 형식으로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온 터라 전 청장의 불참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국세청측은 그러나 전 청장의 불참 이유와 관련, 거취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도 토론회에 앞서 기자들이 전 국세청장의 거취를 묻자 "입장 변화가 없다"며 '국세청장이 사의 표명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도 "아직 아는 바 없다"고만 답했다.
검찰 "전 청장, 큰 실수한 것 같다"
한편 전 청장의 이같은 언행에 대해 검찰이 불쾌감을 공공연히 표출, '확실한 정황을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 청장은 이날 오전 국세청 입구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상곤 전 부산지방청장의 '상납진술'에 대해 "궁지에 몰려있는 정신나간 사람의 진술 아닙니까?"라고 일축하며 "복잡한 김상진은 어디 가고 전군표만 남았네"라고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전군표 국세청장의 "정신나간 사람" 발언과 관련해 "큰 실수한 것 같다"며 "최소한 지켜야 될 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민 차장 검사는 "정상곤 전 청장을 직접 만나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차장 검사는 전 청장이 '거대한 시나리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여기는 수사기관이지 대하극 만드는 방송국이 아니며 시나리오는 영화사에서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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