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출발을 하루 앞둔 1일, 청와대는 회담 막바지 준비로 '정중동'의 분위기다. 노 대통령 역시 이날 오전 충남 계룡시 국군의 날 행사에 다녀오면서도 열차 내에서 회의를 계속하는 등 최종적으로 구상을 다듬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걸어 온 전화를 받고 유엔 차원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고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을 앞둔 6자 회담의 무난한 종결에 대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께름직한 논평에 대해선 "저급한 인식수준을 보인 것"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막바지 점검 중"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국군의 날 행사 참석을 위해 전용열차로 이동하면서 회의실에서 정상회담 전략을 점검했고 행사에 다녀와서도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과 담소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지막 구상을 다듬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 핵심은 김정일 위원장과 성공적 대화라고 보고 있고 각각 의제에 대해 대응 전략 등에 대한 참고자료 보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담 기간 중 총리 주재로 매일 아침 전략회의가 열릴 것인데 이 회의에는 비서실장 각 부처 차관, 청와대 안보수석, 민정수석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것을 기대"
천 대변인은 "오늘 오전 8시 45분 경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약 15분 간 통화를 했다"면서 "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의 막힌 곳을 뚫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며 비핵화 과정과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와 동북아 협력질서 구축을 위한 협력을 주도할 계기를 마련할 것임을 설명하고 유엔 차원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천 대변인은 "반 총장은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고 6자회담과 동북아 안보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며 유엔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천 대변인인은 "6자회담이 잠정 타결됐다"면서 "최종적 합의를 두고봐야 겠지만 정상회담을 앞두고 좋은 성과가 나오게 될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천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 모두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의장국인 중국도 적극적으로 지도력 발휘했다고 본다"며 "이 결과 2.13 합의 다음 단계로 원만히 진입하리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매우 좋다. 이는 놓칠 수 없는 역사적 기회"라며 "역량을 모아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저급한 인식수준 보여 줘"
청와대는 대체로 신중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이처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은 잊지 않았다.
천 대변인은 전날 한나라당의 논평을 겨냥해 "한나라당이 대통령께 '아예 평양까지 걸어가라', '꼴 사나온 역사의식', '헛발질' 등등의 표현의 논평을 냈다"면서 "비틀어진 시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비난하고 공격할지 미리 보여준 것 같아서 짚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당리당략을 떠나 저급한 인식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논평인데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일이 적어도 이박삼일 동안은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쏘아붙였다.
천 대변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남북한 화해와 통일의 노력을 기울이길 바라며 한반도 상황에 중대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밝혔는데 한나라당의 그것과 대비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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