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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안 변해'라는 생각 깨고 싶어요"

[이 주의 조합원] '열린 프레시안' 모임 김형규 조합원

김형규 조합원은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정보통신을 전공하는 공학도다. 원래 입자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박사 과정에서 방향을 틀었다. 기초학문 연구자의 불안한 전망이 진로 변경의 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실용학문으로 갈아탄다고 해서, 진로 고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국책연구기관도 비정규직을 많이 뽑아요. 비정규직으로 들어가서 나이를 먹으면, 다른 곳으로 가기도 힘들죠.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 급한 고민은 졸업이에요. 일단 학위는 마쳐야죠. 그래서 다른 일에 시간을 뺏기면 안 되는데…."

그런데 학위 논문과 동떨어진 일로 진을 빼고 있다. 정보기술(IT)에 관심이 깊은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열린 프레시안' 프로젝트. 이미 낡아버린 <프레시안> 플랫폼을 혁신하는 작업이다. <프레시안> 웹 사이트는 독자들에게 원성이 자자했다. 프레시안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그러나 막상 뛰어들면 막막한 노릇이다. 일차적으론 돈 문제다. 이차적으론 편집국 기자들의 마인드 문제가 있다. 새로운 뉴스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돈 문제는 당장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후자까지 방치할 수는 없다.   

지난해 말 편집국 회의에서 그가 강의를 했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인 조직과의 만남은, 20대 초반 이후 처음이었다.   

IT 용어는 유행에 민감하다. 눈만 뜨면 신조어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비켜서라는 게 김형규 조합원의 조언이다. 

"대화할 때, 트렌디한 용어는 다 떼어냈으면 좋겠어요. 대신, 디지털 세계의 작동원리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이를테면 디지털 윤전기(CMS)가 작동하는 원리를 살펴보면 좋겠죠. 원리를 모르면, 남들이 하는 걸 베끼기만 하게 돼요. '요즘은 모바일이 대세라더라. 그러니까 앱 만들자' 이런 식으로요."

그는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을 '기본'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원리를 이해해야 의미 있는 '통찰'이 가능하고, 그래야 독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뉴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물론,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그런데 아직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아주 공을 들여 쓴 기사가 있어요. 그게 얼마나 '클릭' 되겠어요. 광고 협찬이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닐 테고요. 언론이 수익을 얻는 구조를 바꿔야 할 텐데요. '열린 프레시안' 모임에 참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답이 더 안 보이네요. 그래도 결국 답을 찾아야겠죠."

전공 연구로도 이미 충분히 바쁜 그가, 어쩌다 프레시안의 수익구조 고민까지 하게 됐을까. 그에게 <프레시안>은 20대 시절을 함께한 매체였다. 창간 당시부터 독자였고, 그래서 조합원이 됐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그저 바라보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만 하는 정도였죠. 프레시안 조합원 활동이 지금까지 제 평생에서 가장 적극적인 사회 참여일 겁니다. 물론, 연구할 시간을 뺏기죠. 하지만 이런 활동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져요. '어차피 세상은 안 변해'라는 생각을 깨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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