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환경·시민단체가 SK인천석유화학 주변지역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모니터링 실시 등 특단의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는 7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발족식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두차례 실시한 SK인천석유화학 주변지역 시민모니터링 조사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고, 분석은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함께 지난해 2회에 걸쳐 VOCs(휘발성유기화합물)과 이산화질소, 미세먼지에 대한 측정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했다.
조사결과, 벤젠은 1차 조사에서 1.50ppb~2.05ppb로 평균 1.73ppb로 나타났으며 2차 조사에서는 2.52~2.71ppb로 평균 2.58ppb로 나타나 1차, 2차 모두 대기 중 벤젠 연평균 대기환경기준 1.5ppb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주거지역의 벤젠 농도는 울산산단(1.8ppb), 온산산단(1.25ppb)보다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톨루엔 역시 1차보다 2차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미세먼지도 PM10은 24시간 기준치 이내이나 PM2.5는 24시간 기준치를 초과하는 지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을 주관한 인천환경운동연합과 환경안전건강연구소는 이번 조사는 1차가 9월 16일, 2차가 10월 28일에 시작되어 48시간 동안 노출을 측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연간 측정치는 아니나 1,2차 조사 연속적으로, 조사지역 대부분에서 벤젠 농도를 초과했다는 것은 연간 측정을 했을 때 기준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 될 수 있다"며 이 지역에 대한 1년간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협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12개 환경 시민단체의 참여로 꾸려진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는 이날 발족식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는 "SK인천석유화학은 전국에서 주거지와 가장 인접해 있는 정유공장으로 환경오염과 건강영향, 사고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은 곳"이라며 "특히 인체에 유해한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위험하고 유독한 물질을 대량 추출하는 파라자일렌(PX) 공장이 증설되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 주변지역에 대한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체계 있는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SK인천석유화학이 부분 공개한 사후환경영향조사서에도 이 항목들은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SK인천석유화학이 환경부에 제출한 「화학물질 배출량․ 이동량 정보」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대기 중으로 배출한 화학물질은 나프타 10,469㎏, n-헥산 9,675㎏, 벤젠 3,670㎏ 톨루엔 4,823㎏ 등 연간 44,894kg을 배출하고 있다.
인천네트워크는 산업단지에 있어야 할 정유공장이 주거지역과 밀접하여 가동되고 있으나 인근 지역에 대한 환경피해와 건강영향에 대한 조사조차 이루어지고 않고 있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며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대기모니터링과 환경노출실태, 건강영향조사를 위한 민·관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화학물질 감시 인천네트워크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민·관 공동조사단은 SK인천석유화학이나 서구청에 맡길 것이 아니라, 여수산단 인근 주민지원 특별법 제 정을 위해 전남도가 나서듯이 인천시가 직접 나서서 구성하고 인근 주민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환경운동연합의 대기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가 자칫 주민들께 또 다른 우려와 막연한 불안감을 가중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모니터링 결과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며 일일이 반박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대기질 농도측정은 측정단위가 워낙 미세하여 측정 주기, 측정 지점, 대기 환경(풍향, 풍속)에 따라 배출량의 편차가 매우 크게 발생할 수 있고 측정 과정상 조그만 실수도 전혀 상이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법에서 공정시험방법을 규정하고 있고, 최소 1년간 계절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인천환경운동연합의 대기질 측정 결과 발표는 스스로가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한 결과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장 증설 과정에서 일어난 인근 주민들의 안전, 환경 및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지난해 7월 인천시 검증단의 검증결과를 겸허히 수용하여 ▲주변지역 안전 검증 ▲사후환경영향조사 ▲건강영향평가에 대한 제3자 검증 및 평가를 국내 최고수준의 국가공인 검증기관에 맡겨 그 결과를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사후환경영향조사'와 '건강영향평가'는 각각 국가 공인기관인 '드림 ENG'와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에 위탁하여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가 도출되면 주민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인천뉴스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