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수감 중인 기업인을 사면해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주장에 대해 "정당성도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일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경기 부양에 필요하다고 풀어줄 거면 애초 왜 감옥에 집어넣었느냐"면서 "나름대로 중요한 죄를 지어서 감옥에 집어넣은 것인데, 그냥 경기 부양을 위해 풀어주겠단 건 정당성도 없고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 초기에 했듯 무슨 서약서라도 받아내고 풀어준다면 모르지만 그냥 감옥에 갇힌 재벌 총수 몇 명 풀려난다고 투자가 살아나고 우리나라 경제 근본 문제가 해결이 되겠느냐"고도 비판했다.
"규제 완화한다고 장기적 내수 살겠나"
장 교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도하는 단기 부양책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내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내수를 늘리는 데 장기적 방법이 있고 단기적 방법이 있다. 단기적으로 돈 좀 풀고 부동산 규제 완화하면 내수가 좀 살아나겠지만 그런 것이 지탱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로 내수를 제대로 늘리려면 소득이 불안한 계층의 소득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복지 제도의 확대나 최저임금 상승과 같은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 교수는 "내수가 걱정이라면 저소득층에 돈을 많이 주는 게 맞다"면서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소비 성향이 높다. 돈을 벌면 거기(저소득층)서 쓰는 비율이 높으므로 소득을 아래쪽으로 재분배하는 게 맞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저임금으로 경쟁할 단계냐"
장 교수는 '정규직 과보호를 풀어 비정규직과의 차별을 줄여야 한다'는 식의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규직-비정규직 차이를 줄이는 게 맞고 이를 위해선 비정규직 대우를 좋게 해 상향 평준화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 하겠다는 건 정규직 대우를 나쁘게 해서 하향 평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가 저임금이나 나쁜 노동조건으로 경쟁할 단계는 지났다"면서 "어떻게 하면 투자나 연구 개발을 잘해서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임금을 주고 노동조건도 더 좋게 해줄 것인지, 말하자면 모든 사람을 정규직처럼 잘해줄 수 있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