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직선제로 실시되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출신인 한상균 위원장 후보(기호 2번)가 노총 내 최대 정파연합으로 추대된 전재환 위원장 후보(기호 4번)를 앞지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12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밤 투표 최종 집계 결과, 한상균 후보조가 33.5%(14만9644표)를 얻어 1위로, 전재환 후보조가 33.3%(13만9809표)를 얻어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잠정 집계와 달리 1,2위의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이 결과는 잠정 집계에서 제외됐던 서울과 경기지역의 나머지 개표 집계를 반영한 최종 결과다.
다만 두 후보조의 표차는 835표(0.19%)에 불과해, 향후 결선투표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었던 선거 분위기도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종 집계 결과, 투표율 역시 62.7%로 애초 집계됐던 52.55%(지난 9일 기준)에서 1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무효 투표는 2%(1만3709표)였으며 기권자는 37.3%(24만9883명)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개 선본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는 규칙에 따라 두 후보조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 투표에선 투표율과 관계없이 표를 더 많이 얻는 쪽이 당선된다.
최종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한 한상균 후보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시절 77일간의 옥쇄 파업을 이끌었으며, 이후 3년간 구속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엔 171일간 송전탑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고공 농성을 벌였다. 총 네 명의 위원장 후보 중 총파업에 가장 적극적이며, 현장 조합원 출신인 만큼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강조하고 있다.
접전 끝 아슬아슬하게 2위를 기록한 전재환 후보는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를 비롯해 중앙파와 국민파가 연합해 추대됐다. 차기 민주노총을 이끌 '통합 지도부'라고 스스로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전 후보는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위원장과 인천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주 36시간 노동'과 '진보 대통합'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파업에 대해선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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