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주 내에 한미FTA 비준동안을 국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의견수렴 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도장 찍어놓고 바꿀 수 있냐"면서 '오불관언'하는 모습이다.
"이미 도장 찍었는데 바꿀 순 없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도 의견수렴 부족을 이유로 한미FTA 비준동의안 가결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통합신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것인가?"라고 되묻고 "찬성하는 분들도 많더라"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법률적 여당도 없고 비준동의는 국회 합의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니 만큼 누구와도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실상 토론을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천 대변인은 "정태인 전 비서관과 통화해서 토론제안을 접수하면 답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하나하나 다 토론에 응하긴 어렵다. 하지만 토론 거부는 아니다"고 답했다.
'언론 문제에 대한 토론은 이미 한 번 했는데 또 요청하면서 한미FTA 토론은 하자는 사람이 숱하게 많은데 답변도 없다. 한미FTA도 중요한 문젠데 왜 언론문제 토론만 고집하고 이 문제에 대해선 답이 없냐'는 질문이 나오자 천 대변인은 "그 질문은 적절한 비유도 아니고 '고집'이라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며 굳은 표정을 노출했다.
'토론을 하지 않고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올리는 것이 맞냐. 상식적으로 봐도 동의안을 제출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게 맞지 않냐'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그 이야기만 들으면 맞는 것 같다"면서도 "FTA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이미 도장을 찍어놓고 '바꿀 수 있다'고 토론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점일획도 바꿀 수 없다는 식이면 토론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에 천 대변인은 "장단점과 방향에 대한 토론을 통해 국민여론과 비준동의 과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경우 의회와 여론을 반영해 추가협의에 나섰다'는 지적에 천 대변인은 "미국과 우리는 다르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국회가 비준동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쇠뼈 문제? 농림부에서 답할 것"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또 갈비통뼈가 발견된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농림부에 취재해 보라'는 태도를 취했다.
이 문제에 대해 천 대변인은 "(위생) 심각성 기준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말씀은 드릴 것이 없고 수입위생조건은 협의해서 합리적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방역협의회 민간위원들이 전부 다 반대하고 쇠뼈도 자꾸 발견되는데 (쇠갈비 수입 확대 등) 합리적 재조정 방안에는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개인적 의견이다"면서 "그런 것(뼈검출)이 자주 발생하는 사례라면 그런 것을 명료하게 하는 것도 협의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미국 정부와 쇠고기 수입업자들은 "뼈조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뼈 있는 쇠고기도 다 열면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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