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인질과 기념촬영, 귀국 비행기 안에서 보도자료 직접 배포' 등 김만복 국정원장의 '과잉노출'에 대한 비판이 높지만 청와대는 "논란은 있을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시대가 바뀌면서 정보기관의 활동이나 성격 등도 바뀌고 있다"고 김 원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피랍자들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최소화 할 것을 주문했다.
"논란의 여지 있지만 크게 문제 될 것 없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김 원장의 처신에 대한 청와대 판단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노출문제에 대해 논란이 있고 가능한 문제제기라고 본다"면서도 "과거에는 정보기관의 책임자가 무조건 공개되어선 안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역할과 활동방식도 바뀌는 것"이라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자국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정원장이 테러대책기구 위원장 자격으로 지휘한 것으로 산업보호나 자국민 보호 등에 대한 활동이 사후 공개되는 것이 꼭 부정적이라고 보진 않는다"면서 "정보기관 활동의 공개범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노출하고 직접 브리핑에 나선 행동이 이른바 21세기형 국정원장의 모습이란 말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천 대변인은 "그 질문에 바로 뭐라고 답하기는 좀 그렇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카불의 유일한 호텔에 대한 언론취재가 허용돼서 (활동이) 공개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것은 사전에 판단해서 국정원장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카불 현지에서 석방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것은 물론, 카불에서 두바이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는 기자들을 불러 첩보요원을 소개하고 보도자료를 직접 배포하기도 했었다.
천 대변인이 이처럼 적극 엄호했지만 청와대 내에서나 국정원 일각에서도 김 원장의 처신에 대해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김 원장이 국정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출신 중학교의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점, 고향인 부산 기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과 연결해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구상권 행사 최소화 전망
한편 이날 노 대통령은 피랍자 구상권 행사와 관련한 지침을 하달했다. 천 대변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구상하지 않으면 안되는, 법적으로 불가피하고 법적 의무가 명백한 범위에서 행사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구상권 행사에 대해 이미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이 큰 지침을 줬고 이는 말 그대로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선 세밀하게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며, 조만간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 구상권 행사는 항공료, 치료비 등 직접비용에 국한될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