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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못채우면 '자아비판'…콜센터 인권침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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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못채우면 '자아비판'…콜센터 인권침해 심각

방송·통신 콜센터 노동자 "할당량 못 채우면 임금 삭감"…인권위 진정

지난 10월, 서른 살의 한 통신사 협력업체 상담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LG유플러스 협력업체 소속인 그의 업무는 고객의 민원을 상담하는 것이었지만, 상담뿐만 아니라 IPTV 상품 판매도 해야 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밤이 늦도록 추가 근무하는 일이 잦았고,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야근수당 등 임금도 체불됐다. 그는 아버지와 동료에게 "노동청, 방통위, 미래부에 꼭 알려달라"는 유서 4통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엔 회사의 상품 판매 강요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던 일 등이 담겼다.  

케이블방송·통신업계 상담 노동자들이 상담 업무를 벗어난 영업 실적 압박 등으로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씨앤앰(C&M),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케이블방송 및 통신업계 노동자들로 이뤄진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는 4일 영업 실적 및 노조 가입 등을 이유로 관리자에 의한 의도적인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등이 만연해 있다며 인권위의 구제와 함께 사측의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진정 접수에 앞서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LG유플러스 상담사의 유서엔 고객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영업 할당량을 지워 부담토록 하고 채우지 못하면 임금을 삭감한 사실이 담겼다"면서 "이는 비단 LG유플러스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며, 케이블방송·통신업계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영업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씨앤앰 콜센터인 '텔레웍스'에선 상담사들의 본래 업무인 고객 민원 접수 및 안내보다 부가서비스 판매 실적에 따라 더 많은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상담사들에게 영업을 강요해 왔다"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씨앤앰 일부 콜센터에선 회사가 정해준 영업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퇴근 시간 이후 상담 직원이 자신의 '콜'을 수십 번 씩 되풀이해서 들어야 하는 일종의 '자아 비판' 시간도 가져야 한다. 

SK브로드밴드에선 노조에 가입한 여성 내근직원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 문제가 제기됐다. 노조는 "영업 강요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식사 시간 따돌리기, 회식 배제, 업무 공유 SNS 소통방 배제 등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탄압을 당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설립된 대부분의 외주업체에는 일제히 CCTV가 설치되면서 내근직 여성 노동자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직장 내 괴롭힘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살인적인 불법 노동 행위와 직장 내 괴롭힘, 왕따 등 인권 침해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대기업들은 방송·통신업계를 독과점해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면서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해선 무관심하다"면서 "'진짜 사장' 원청이 책임있는 자세로 즉각 해결할 수 있도록 공동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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