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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해고자 대책이 '외주업체 차려 영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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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해고자 대책이 '외주업체 차려 영업하라'?

노조 "기술직에게 영업이라니…얼토당토 않는 제안" 거부

씨앤앰(C&M) 해고 노동자들의 도심 고공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사측이 '영업·설치 전문 협력회사를 신설해 해고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해고자들이 요구하는 원직·복직이 아닌, 외주업체 신설을 통한 영업직 채용이다. 노조는 "기술직으로 일해왔던 노동자들에게 회사를 차려 영업을 하라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제안"이라며 즉각 거부의 뜻을 표했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는 3일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여 년 이상 AS 및 설치, 철거 업무를 수행한 기술직 기사 노동자들에게 영업을 하라는 것은 진정성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제안"이라며 "사측이 또 다른 외주업체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발했다.

▲25미터 전광판 위에서 22일째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 ⓒ희망연대노조

노조는 사측이 '전원 정규직 채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데 대해서도 "해고 노동자들 상당수는 이전에 일하던 외주업체에서 이미 정규직이었는데, 마치 전원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양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주업체 정규직이란 고용 형태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원청의 '갑질'과 일방적 계약해지로 109명이 부당하게 표적 해고 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간접 고용 비정규직을 재생산하는 외주업체 신설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측의 이번 제안이 또 다시 하청 노동자를 양산하는 '면피용 처방'일 뿐만 아니라, 이번 109명 해고 사태처럼 원청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할 경우 또 다시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해고자들이 "외주업체를 만들 돈이면 해고자 원직·복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앞서 씨앤앰 장영보 대표이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광판 위 농성에 따른 안전 문제를 고려해 도의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농성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씨앤앰과 협력업체 사장단, 노조의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 씨앤앰 사측은 지난달 28일부터 집중 교섭을 시작했지만, 총 세 차례에 걸친 교섭에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일 3차 교섭에서 사측이 '협력업체 신설을 통한 정규직 채용'을 제안하고 노조가 거부의 뜻을 밝히면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씨앤앰 해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세균, 우원식, 박홍근, 김광진 의원도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날 문 위원장은 25m 전광판 위에서 고공 농성 중인 수리 기사들과 전화 통화를 한 뒤, 해고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을지로위원회와 전국 노동위원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최선을 다해 도울테니 용기를 내 달라"고 격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의원들이 3일 씨앤앰 해고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했다.ⓒ프레시안(선명수)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사업자인 씨앤앰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케이블 설치·수리 기사들은 지난 7월부터 해고자 109명의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며 씨앤앰의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해 왔다. 다섯 개 협력업체 소속 수리 기사들인 이들은 지난 6월 씨앤앰이 협력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해고됐다. 공교롭게도 해고자 109명이 모두 노조원이라, '표적 해고' 논란도 거셌다. 지난달 12일부터는 노조원 2명이 인근 전광판 위에서 22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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