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이 '장기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해고 절차를 마련한 뒤 대형 법무법인에 자문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MBC는 기업으로서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MBC 노조 측은 눈엣가시 직원을 솎아내기 위한 부적절한 '해고 프로젝트'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겨레21>은 지난 1일 발행된 1039호 기사 "치밀하고 교묘한 MBC '해고 프로젝트'"를 통해 MBC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로부터 받은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 관련' 법률자문 답변서 내용을 보도했다.
<한겨레21>은 지난 1일 발행된 1039호 기사 "치밀하고 교묘한 MBC '해고 프로젝트'"를 통해 MBC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로부터 받은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 관련' 법률자문 답변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BC는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두 법무법인으로부터 '3R을 두 번 받으면 징계해고를 할 수 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R'은 MBC 자체 인사평가의 최저등급으로, 3년간 R등급을 3회 이상 받으면 인사위에 회부된다. MBC의 이같은 평가 방식은 인사 보복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김재철 전 사장은 이례적으로 내리던 R 등급을 '강제할당' 방식으로 바꾸면서 폐해가 심해졌고, 2012년 장기 파업 때는 파업 참가자 모두가 해당 등급을 받기도 했다.
MBC는 3R을 받아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은 사원이 한 번 더 R등급을 받았을 경우 바로 직전 두 번의 R과 새로 받은 R을 결합해 '3R'로 보고 징계에 회부하는 '중복 계산'이 가능한지, 또 개인평가규정에 해당 규정을 추가할 수 있는지 등을 두 법무법인에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이중징계",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등 부정적인 답변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재차 'R을 이용해 궁극적으로 해고가 가능한지'를 질문했으나 역시 "상대평가 방식 하에선 R등급 자체만으로 직무 수행 능력 부진 내지 근무성적 불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법, 불법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한겨레21>은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MBC는 왜 R를 통한 징계와 해고 방법을 고민하고, 돈을 들여 법적 자문까지 받는 것일까. 그 비밀은 그동안 MBC가 부여해온 R등급의 성격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며 "사실상 경영진을 비판하거나 보도 방향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을 겨냥한 '해고 프로젝트' 성격이 짙다"고 평했다.
MBC "정당한 기업 행위…<한겨레21>, 진영의 덫 걸렸다"
MBC는 해당 보도에 대해 "진영의 덫에 걸려 경영행위를 호도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MBC 홍보국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MBC의 존재 이유를 실현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격려하고 포상해야 하겠지만, 노력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적정한 교육이나 인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력 여하에 따라 직원에게 불이익을 내리는 것은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나아가 지난달 12명의 직원에게 '농군 교육' 등을 지시한 것 역시 이같은 '기업 논리'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 대상자 가운데 다수가 각종 수상 경력으로 사내외에서 인정받는 베테랑 직원들이었다는 점에서 사측의 교육 조치는 비판받았다. MBC는 장기 파업이 이어졌던 2012년에도 파업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대거 교육발령을 낸 바 있다. (관련 기사 : "MBC, 이번엔 농군학교 강제 교육")
MBC는 "<한겨레21>과 <한겨레>의 연이은 보도는 국민과 시청자를 위해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MBC의 정당한 노력을 왜곡하고 음해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노조 "사측,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 대한 '해고 프로젝트' 인정"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이 이같이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해고 프로젝트'를 명백히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본부는 "회사는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고육책'이라고 포장했다. 한마디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그들의 잣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어코 제거하고 말겠다는 흉한 민낯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 받고 싶어 하는 큰 상을 수여하고, 회사가 조사하는 프로그램 평가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고, 한창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피디(PD)들을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처럼 폄훼하고 있는가? 특종기자로 현장을 누볐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있는 사실을 보도하려고 애썼던 기자들을 왜 '노력하지 않는 직원들'로 둔갑시키느냐"고 비판했다.
노조 "사측,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 대한 '해고 프로젝트' 인정"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이 이같이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해고 프로젝트'를 명백히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본부는 "회사는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고육책'이라고 포장했다. 한마디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그들의 잣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어코 제거하고 말겠다는 흉한 민낯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 받고 싶어 하는 큰 상을 수여하고, 회사가 조사하는 프로그램 평가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고, 한창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피디(PD)들을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처럼 폄훼하고 있는가? 특종기자로 현장을 누볐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있는 사실을 보도하려고 애썼던 기자들을 왜 '노력하지 않는 직원들'로 둔갑시키느냐"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합리적이지 못한 평가를 통해, 직업적 소명에 충실하려는 직원들을 '편파적인 진영논리'로 폄훼하고 그것도 모자라 징계와 해고의 칼날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며 ”해고 놀음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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