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삼성토탈' 노동자들이 28일 서산시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역시 매각 대상인 삼성테크윈 노동자들도 성명을 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이번 매각·인수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산시청에 따르면, 삼성토탈 일부 노동자는 이날 오전 삼성토탈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산시청을 방문해 면담하고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설립신고서는 노동자 2인 이상이면 제출할 수 있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3일 안에 처리된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삼성그룹은 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 창원 제2, 3사업장과 성남 판교사업장 등 3곳의 노동자들은 매각에 반대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공유 밴드에는 24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 임직원은 모두 4688명이다.
삼성테크윈 창원 제2사업장 직원대표기구 21세기협의회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37년간 우리의 피와 땀으로 일궈온 회사를 한화그룹에 하루아침에 매각 결정한 것은 그야말로 '토사구팽'"이라고 비판했다.
삼성테크윈 창원 제3사업장 노동자협의회도 "그룹 독단적으로 결정한 매각에 대해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생산직 위주인 이들 협의회뿐 아니라, 연구직 및 사무직 위주의 판교사업장 직원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장을 대표하는 비상대책위는 다음주 초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는 삼성 배지를 판매한다는 삼성 노동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입사 때 받은 삼성 배지 (정품) 판매합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 해보니 이제는 또 한화의 가족이 된다길래 처분하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지난해 10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전량을 코닝에 매각했을 때도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해 사측과 전환배치 및 위로금 규모를 협상했다. 당시에는 300여 명이 전환배치 됐고 코닝에 남은 직원들은 노조가 요구한 액수보다 적은 1인당 6000만 원 가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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