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입장이 무엇인지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린 지난 20일부터 연 나흘째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천 대변인은 20일, 21일 정례브리핑에선 이 후보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 후보, 한 정당의 후보' 등으로 지칭했지만 22일과 23일에는 '이명박' 석자를 직접 거명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나라당과 이 후보 측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뭘 모르거나 아니면 눈치만 보거나"
이날 천 대변인은 전날 자신이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당선되자마자 첫 제안이 (남북정상) 회담 연기라니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논평한데 대해 이 후보 측이 "우리가 언제 연기하자고 그랬냐"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뭐라 논쟁이 어려울 정도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본인의 입장도 왔다 갔다 한다"고 평가했다.
천 대변인은 '반대-원칙적 찬성-우려' 등으로 뉘앙스가 달랐던 이 후보의 발언들을 적시하며 "조금 전 보도를 보니 이 후보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취지인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나중에 하는 것은 되는데 지금 정부에선 하지마라는 뜻이면 그건 반대한다는 이야기다"고 꼬집었다.
또한 천 대변인은 "이런 혼란스러운 임기응변이 남발되는 까닭이 무엇인지 따져보면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일 것"이라며 "△남북관계나 북핵문제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는데서 나온 즉흥적 발언 이거나 △상황에 따른 정치적 득실을 고려해서 발언하거나 △실질적으로는 반대하면서 여론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천 대변인은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입장을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저희도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데 지금을 설득하기도 어렵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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