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의혹을 제기한 김유찬 전 비서관을 10일 구속한 검찰의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내 거짓말 믿더라…내가 승리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해 15일 보도한 이 CD에는 지난 4월 7일 경기 부천 근교의 한 횟집에서 권경옥 씨와 당시 지역구 기획부장을 맡았건 강상용 씨, 조직부장 주종탁 씨의 대화내용이 담겨 있다. CD와 녹취록은 주종탁 씨가 제작해 이 신문에 제보했다.
이 후보의 처남인 김재정 씨의 처남이기도 한 권경옥 씨는 이 자리에서 "사실 (김 전 비서관에게) 위증교사를 내가 가서 했다"고 말했다.
"이광철로부터 위증의 대가로 5500만 원을 받았다"는 김유찬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권 씨는 "(5500만 원을) 주종탁이 줬는데 이광철이 줬다고 (김유찬은) 착각을 한 거야. 사람만 제대로 밝혔어도 MB(이명박 후보)가 날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최근 검찰이 김유찬 씨를 구속하면서 '이명박 위증교사 의혹'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것에 대해 권 씨가 "사실 내가 하는 말이 거짓말인데 (검찰에서도) 다 내 말을 믿는 거야. 이번 거짓말은 내가 승리했다"고 자평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겼다.
또 그는 한 자리에 있었던 주 씨와 강 씨에게 "(검찰에 가서) 말을 맞춰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녹취록 주요 내용> 권영옥 : "그거는 지(김유찬씨)가 코너에 몰렸다.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지. 그놈이 머리가 좋은듯 하면서 실수를 잘해. 그XX가 나쁜 놈이 된거야. 사실 위증교사, 내가 가서 했거든(좌중 웃음)." "(검찰 조사를 받은 후에)어떤 감을 느꼈냐면 차라리 강상용이나 주종탁이가 나와서 김유찬이 심했습니다, 한 마디만 해주면 그냥 이거 다 없애버리려고 지금 사실 그 맘이야. 그날 느낀 분위기가 김유찬이가 신용을 검찰에도 잃었어요. 내가 반박하는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하는게…. 따져보면 그XX(김유찬) 말이 더 맞지, 그렇잖아." "나 거짓말 잘해. 아주 이번 거짓말은 내가 승리했다니까. 김유찬이가 할 때는 승리했다니까. 다 내 말을 믿는 거야. 옛날 거는 김유찬이 말이 맞다 말이야." "그놈(김유찬)의 결정적 실수가 뭐냐면, 제일 큰 돈일 5000만 원을 11월에 받았다고 하다가 3월에 받았다고 하다가 마지막 검찰에 와서 7월에 받았다고…." 주종탁 : "(이광철이) 5000만 원 받은 게 97년 7월인데 이것이 이광철이가 나보고 영수증을 받아달라고 하더라고, (김유찬이)영수증을 써줘, 그것을 내가 (이광철에게) 갔다 줬거든…." 권영옥 : "그 놈(김유찬)이 주종탁이가 (5000만 원을) 갔다 줬는데, 이광철이가 줬다고 착각을 한거야…. 거기서 어긋나가지고 기자들이 말을…. (돈을 준) 사람만 주종탁이란 말을 했으면 지금 양상이 달라졌을거야. 주종탁이 서울, 국내에 어딜 도망가도 잡혀. 그것만 밝혀졌어도 MB(이명박 후보는) 날라가. 그런데 이 바보같은 놈(김유찬)이 이광철이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이게 운이라니까." "당신(주종탁)이 갔다준 것은 4~5번 된다고 알고 있어. 150만 원은 4~5번 준 것 같다. 이것만 하면 그XX는 이제…. 말을 통일하고 이번에는 그 정도로 넘어가자고. 그XX 원하는대로 그렇게 넘어가면 안돼. 내 입장이 곤란한게…." "단체 행동을 해야 돼. 그것 밖에 안돼…. 무조건 깽판 쳐갖고 거리에 나 앉으려면 뭐하러 해. 근데 예를 들어서 아까 너 혼자 아는 것처럼 얘기한 거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혼자 떠들어봐야 얼마든지 막을 수 있어. 만약에 내가 엠비 편을 들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어. 그렇게 하면 안 된단 말야. 그때가서는 말을 맞춰야 돼." "김유찬이 사건 터졌을 때, 가까운데 있었거든. (내가)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편법을 써도 좋은데, 터졌으면 정공법으로 가야한다고 하자 이명박이가 다 부인했어. 그러니까 뭐라 그러냐면 '사무국장하고 지구당 의원들은 지구당에 가서 지구당 관련해서 하라'고 그래…(중략)…내가 이명박 씨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요', '그대로 하시오. 내가 알아서 하는 문제요'". 주종탁 : "그 대책회의 할 때 ㅎ의원이 있잖아…(중략)…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렇게 하더라고." |
주종탁 "검증요구 무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당시 대화내용의 녹음 CD를 제작해 언론에 제보한 주종탁 씨는 자료공개의 배경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많아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검증 요청을 하고, 검찰에 고발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는데도 모든 것을 허위사실이라며 무시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반면 발언의 당사자인 권용옥 씨는 "내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술에 취해 그랬는지 모르지만 사건 맥락 자체를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다.
권 씨는 또 "이명박 후보가 1996년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나는 지구당 관리만 맡았기 때문에 사건처리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돈이 어떻게 오갔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김유찬 씨가 지난 2월 위증교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3월 모임에서 주종탁 씨가 '5000만 원은 내가 전달했다'고 해 비로소 돈 얘기를 알게 됐으며, CD에 담긴 김유찬 씨에 대한 돈 전달 발언은 주 씨의 얘기를 그대로 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朴 "기가 찰 일" vs 李 "날뛰는 강아지식 언급 자제하라"
파문은 당장 일었다.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제가 박근혜 후보 승리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명박 후보가 사람들을 어떻게 거느렸길래 이런 지경까지 갔을까, 경선이 만에 하나 이 후보 승리로 귀결이 된다고 한다면 본선 때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참 기가 찰 일"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특히 홍 위원장은 녹취록 내용 중 "사람만 제대로 밝혔어도 MB(이명박 후보)가 날라갔을 것"이라는 부분과 관련한 사회자의 질문에 "사회자님, 이거 그 얘기 그만합시다, 이거 참 기가 찰 일입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재원 대변인은 "검찰은 김유찬 씨를 구속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료가 나온 것을 갖고 즉시 재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필요할 경우 공소 취소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번 (김유찬의) 폭로 당시 (돈을 받았다는 시점에) 이광철이 구속됐다는 게 신빙성 탄핵의 유일한 증거로 사용됐기 때문에 이러한 (녹취록의) 진술을 조사하면 실체적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도 "이 후보는 절대 본선에서 완주할 수 없다"면서 "이명박 후보는 지금 이 시점에서 어느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더 이상 역사와 국민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본선에서 완주할 수 없는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된다면 이제 우리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이명박 캠프의 장관근 대변인은 "김유찬 관련 녹음CD 및 녹취록 공개는 또 하나의 공작음모"라면서 "녹음CD를 제보한 주종탁은 구속된 김유찬과 함께 '이명박 후보 흠집내기'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은 "녹음된 시기가 4월이라면 그 후 김유찬 기자회견에서는 물론 검찰수사과정에 왜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제 엉뚱한 짓거리를 중단하고 차분히 검찰의 조사과정을 지켜보자. 박 후보 측 또한 꼬리에 불붙어 날뛰는 강아지식 언동을 자제하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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