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협력에 무게를 싣고 있는 정부의 구상이 '남북경제공동체'로 구체화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남북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뒤 "이제는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으로, 쌍방향 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남북경제공동체 추진을 통해 남북의 경제적 실익과 전략적 안전판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퍼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는 개념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경제공동체의 구체적 내용으로 '생산적 투자협력', '쌍방향 협력'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경제협력의 단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남북 간 소위 경제공동체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것, 장기적으로 경제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 정부의 외교안보 씽크탱크인 동북아시대위원회의 이수훈 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단순히 기왕의 경제협력이 심화·확대되는 것 보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게 있지 않겠나"고 내다봤었다.
이 역시 남북경제공동체 개념과 연결되는 것. 남북경제공동체 개념은 과거의 일방향적 경제지원을 탈피하는 수준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로 경제공동체 형성이야말로 남북이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이야기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동안 일각에서 퍼주기 논란이 많지 않았냐"면서 "그런 논란은 단기적 소비지원에 그친 경제협력에 치중된 탓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지원이 소비지원에 치중한 것은 남북간 신뢰수준이 그만큼 높지 않았던 이유"라면서 "경제공동체란 말은 (남북경협이) 이제 서로 윈-윈하는 장기적 투자개념으로 바뀐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경제공동체개념에 실린 전략적 구상
또한 청와대는 남북경제공동체 구상에 전략적 무게까지 싣고 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경제에 있어서의 상호의존 관계라는 것은 평화 보장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도 "남북경제공동체로 우리가 투자해놓은 것이 있고, 상대가 투자 받은 것이 있으면 북쪽 입장에서도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결국 손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남북경제공동체는 기존의 대북지원이나 경제협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북 경제투자가 안보적 차원의 인계철선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논리전개다. 청와대는 한미FTA 체결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를 설파한 적이 있다.
한미 간에 FTA를 체결해서 '포괄적 동맹관계'를 가져가며 상호간에 경제·사회적 의존도를 높여놓으면 한반도의 안보위협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고, 결국 미국은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평화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였다.
남북간에도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결국은 긴장완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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