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는 이번 (남북정상) 회담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고 가능한 것부터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6자 회담과 조화를 이루고 6자 회담의 성공을 촉진하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이 진전되면 그 다음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노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6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참여정부는 '균형적 실용외교', '협력적 자주국방', '신뢰와 포용의 대북정책'을 3대 전략으로 추진해왔다"면서 "지난 4년간 우리에게 큰 과제였던 북핵문제도 이제 해결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추진한 대외정책, 안보정책은 대부분 실현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면서 "6자회담과 남북대화가 서로 선순환의 관계가 되도록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평소 지론인 '6자회담-남북대화 병행론'이 다시 한 번 강조된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전되면 그 다음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고, 남북이 함께 공조하는 한반도 경제시대가 열리면 한반도는 명실공히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노 대통령은 "저는 2주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고 무슨 새로운 역사적 전기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역사의 순리가 현실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며 "'무엇은 안 된다'든가, '이것만은 꼭 받아내라'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큰 틀에서 미래를 위해 창조적인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관계 극복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날 노 대통령은 '균형적 실용외교'에 관해서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외교안보전략"이라면서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가 균형을 잡지 못하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질서는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우리는 한미관계를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켜 왔다"면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관계도 한층 강화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협력적 자주국방'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주 국방 역량을 한층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함께 발전해 가야 한다. 결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외교전략에 대해 공개적으로 무게를 실어 발언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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