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은 '테러와 대화는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직접접촉은 이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
하지만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사례를 드는 것은 그 나라에 부담이 돼서 거론하지 안겠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는 미국과 이탈리아 등이 자국 기자와 포로를 맞교환했던 전례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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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철군 시한 카드설은 근거없는 상상"
천 대변인은 "(직접 접촉은) 국제사회의 원칙과 배치된다기 보다는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런 입장은 아프간 등에도 이미 전달됐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번즈 차관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발언을 유연한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모든 관련당사국이 협력해서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사람이 피랍됐다면 미국 측이 과연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처) 했겠냐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과 이탈리아가 이미 포로 석방을 통해 피랍자를 구출한 전례가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천 대변인은 "전례에 대한 각국의 공식적 해석이 다 다르다"면서도 "다만 과거 사례는 지금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참고가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미국의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끌어내기 위해 이라크 철군 시한 등을 카드로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근거가 없는 상상이다"고 일축했다.
AFP통신이 백종천 안보정책실장이 방문했던 파키스탄 발로 '아프간 주둔 동의다산 부대의 조기 철군 시사'를 보도한데 대해서도 천 대변인은 "연내 철군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데 상대방에서 조금 잘못 이해를 한 모양"이라고 부인했다.
CNN기자 "돈 준적 있나?" 반복 질문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한국 정부가 가짜 탈레반과 협상 하다가 사기당했다'고 보도한데 대해서도 천 대변인은 "길게 설명드릴 것도 없고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 진척상황을 묻는 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천 대변인은 "구체적인 것은 말씀드릴 수 없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는 미국 CNN방송 기자가 참석해 '탈레반 측에 돈을 건넨 적이 있나? 돈을 건낼 계획이 있냐?'는 질문을 수차례 반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 대변인은 "지금까지 지불한 적은 없다"면서도 "향후 상황에 대한 원칙적 입장은 지금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 변화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행동의 폭을 지금 정하긴 어렵다"고만 답했다.
한편 대통령 특사로 지난 달 25일 출국했던 백종천 청와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천 대변인은 "백 실장은 도착한 즉시 대통령께 활동 내용을 다음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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