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타계한 한국 언론의 큰 별 故 성유보 선생의 영결식과 노제가 11일 민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오전 7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한 장례행렬은 8시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 들러 노제를 치른 뒤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한겨레 신문은 선생이 초대 편집위원장(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사다. 수많은 원로, 현역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9시 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어 장례행렬은 만장을 들고 동아일보 앞까지 행진해 노제를 지냈다. 동아일보는 선생이 기자생활을 시작해 39년 전 '동아투위 사태'로 해직될 때까지 일한 곳이다. 선생은 끝내 복직되지 못했고 평생을 언론자유와 민주 언론을 위해 일해 왔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이날 모인 추모객들의 일성은 오늘의 망가진 언론에 관한 것이었다. 선생이 평생을 바쳐 지켜려 했던 언론의 가치가 퇴보해 버린 현실에 대한 개탄이었다. 권력 감시 본연의 역할보다 굴종과 복종부터 배운 부끄러운 언론에 대한 배반감과 수치심에 관한 것이었다. 싸웠고 쫓겨났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다 결국 스러진 동료의 배웅길이었지만 스스로 또한 끝까지 그러하리라는 확인이었다. 젊은 언론인이 목격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길과 눈빛으로 가리키는 충고이자 조언이었다. 백발 성성한 원로 언론인들은 하나 같이 결연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 오늘의 언론이 비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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