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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코앞까지 온 이슬람국가, 지리멸렬 이라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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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코앞까지 온 이슬람국가, 지리멸렬 이라크군

[분석] 미군 공습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

다음은 미국의 진보 언론 <카운터펀치> 9월 30일 자에 실린 패트릭 콕번 기자의 '바그다드 문 앞의 이슬람국가(ISIS at the Gates of Baghdad: Why Airstrikes are Failing)'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편집자>

지난 6월 10일, 이라크 정부군은 북부 모술에서 병력의 압도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국가에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이후에도 3개월 반 동안 내내 패배를 거듭하고 있다. 탄약과 식량과 식수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누리 알말리키를 대신해 하이데르 알아바디를 새 총리로 선출한 것은 전보다 포용적인 정부를 만들어 이슬람국가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이라크의 수니파 주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 지난 6월 16일(현지 시각)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IS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IS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바디 총리는 수니파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의 중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팔루자에는 일주일 중 엿새 동안 폭격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28명이 사망하고 117명이 부상했다. 군사적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최고 보직인 국방장관과 내무장관은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해) 아직 채워지지 않고 있다.

수도 바그다드 주변의 전투는 특히 격렬하다. 수니파와 시아파 주민들이 섞여 사는 지역에서는 전투에서 질 경우 상대편에 의한 대량 학살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북부 힐라 주의 마을들을 성공적으로 장악했다. 이라크 정부가 이 지역을 여러 차례 탈환했지만 안정적 통치에는 이르지 못했고 결국 이슬람국가에 뺏긴 것이다.

아바디 총리는 전임 말리키 총리가 임명한 고위 군 장교들을 해임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정부패로 악명 높은 군의 효율성이 증대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모술 전투 당시 이 지역에 주둔 중인 군과 연방 경찰, 지역 경찰의 장부상 총수는 6만 명이었다. 그러나 실제 복무 중이었던 숫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당시 이슬람국가 군은 2000명 정도였다). 사병들은 봉급의 절반을 장교들에게 바치고 집에 있든가, 다른 부업 활동을 한다. 장교들은 사병들이 바친 뇌물을 나눠 갖는다.

이러한 부패는 정부 부처에서도 일어난다. 실제 일하고 있는 인원보다 봉급 수령자 명단에 올라 있는 인원이 훨씬 많은 것이다.

세계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206명을 고용했다는 한 정부 부처의 실제 근무 인원은 603명에 불과했다. 아바디 총리 취임 이후 군에서는 고위 장교 132명이 해임됐다. 하지만 이슬람국가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 능력이 향상됐는지는 알 수 없다.

6월 모술과 티크리트 함락에서 드러난 이라크군의 무능함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9월 21일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 근처에 있는 사클라위야 기지가 1주일간의 포위 공격 끝에 함락된 것이다.

이슬람국가는 그들이 애용하는 수법대로 다수의 자살 폭탄 공격조를 먼저 보냈다. 노획한 미국산 군용차(험비)에 폭탄을 가득 실은 전사가 기지로 돌진해 기지의 수비벽을 허물어 버렸다. 이후 이라크 정규군 복장을 입은 이슬람국가 공격조가 쳐들어왔다. 당시 기지 안에 있던 이라크 병사 820명은 뒷길로 도주했으나 매복 공격을 당했다.

충격적인 것은 사클라위야 기지가 바그다드에서 불과 6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으며, 1주일 동안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지원군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병들은 보충병과 탄약, 식량과 식수가 보급되지 않는다고 여전히 불평하고 있다. 상반기의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모술에는 이라크 총병력 35만 명의 3분의 1인 5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었으나 5000명의 인명 피해를 낸 채 처참하게 패했다.

팔루자는 지난 1월 함락됐으며 아직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효율적 공습을 위해) 미국은 관측 전문가를 이라크군에 딸려 보내 근접 지원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니파 지역의 주민들은 이라크군이나 시아파 민병대가 이 지역을 재탈환하는 사태를 두려워한다. 이전의 패배를 되갚기 위한 대량 보복이 일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니파와 쿠르드족이 섞여 사는 지역에서 양측은 서로 상대편의 군사적 승리를 경계한다.

용맹무쌍하다는 쿠르드 민병대인 페슈메르가의 군사적 명성은 지난 8월 과장된 것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 8월 페슈메르가는 신자르 지역에서 이슬람국가와 부딪히자 6월 모술에서 이라크 병사들이 도주한 것만큼이나 재빠른 속도로 도주했다. 사실 페슈메르가는 1991년 이후에는 거의 전투를 하지 않았다. 쿠르드 지역 내의 내전에만 참여했을 뿐이다. 1980년대에도 농촌 지역에서 15~20명 단위의 소규모 게릴라전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미군 공습 이전 이슬람국가는 이라크에서 80~100명 정도가 장갑차 등으로 이동하는 기동부대의 형태로 기습 공격을 주로 했다.

미군 공습이 계속된다면 이러한 형태의 고속 기동전은 불가능할 것이다. 다수의 인명 피해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슬람국가는 변화하는 상황에 매우 기민한 대응력을 보여왔으며 미군 공습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미국 및 동맹국들의 문제점은 이라크군이 재정비된다 하더라도 이슬람국가의 공격에 또다시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바그다드 정부 군사력의 중추는 정규군이 아니라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시아파 민병대다. 수니파 주민들은 시아파 민병대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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