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25일 오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 대표단을 만나 2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으나 쟁점이 되는 '3자 협의체' 구성 등에서 접점을 만들지는 못했다. 양측은 "서로에게 쌓인 불신과 오해를 해소하는 자리였다"는 데 의의를 두고 오는 27일 재면담을 약속했다.
이날 오후 4시 40분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세월호특별법 여당 측 협상팀장)은 가대위의 김병권 위원장,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전명선 부위원장, 유경근 대변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를 만났다.
가대위 측은 면담 장소였던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 입장함과 동시에 "김재원, 주호영 두 분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표현한 사람과 자꾸 일반인 유가족들 만나며 이간질하는 사람 아닌가"라며 두 사람의 면담 배제를 요구했다.
앞서 주 의장은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저희들 기본 입장은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다"라고 말하며 세월호 참사의 배상 주체는 정부가 아닌, 유병언 전 회장을 비롯한 청해진해운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김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최근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희생자 가족 측과는 특별한 접촉 없이, 일반인 희생자(43명) 가족들만을 지속해서 만나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안팎에선 일반인 가족과 가대위의 입장 차를 부각하는 발언들이 이어졌고, 일각에서 김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유가족 '편 가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이 나왔다. (☞ 관련 기사 보기 : 새누리당, 이제 세월호 유가족 '편가르기'?)
가대위 측의 이 같은 항의에 대해 주 의장은 "세월호 참사가 교통사고밖에 안 된단 취지로 얘기한 것이 아니라 손해배상 문제로 들어가면 교통사고(에 적용되는) 법리가 적용돼야 한단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가대위 김 위원장은 "우리는 진상 규명을 얘기하고 있는데 왜 자꾸 배·보상 이야기를 해서 유가족들을 아프게 하나"라며 항의했다.
유경근 대변인 "계속 만나다 보면 불신 해소될 거란 기대"
잠시간의 공방 이후 양측은 비공개로 면담을 전환했으며, 이날 오후 6시 45분께 대화를 2시간여에 걸친 대화를 마무리했다.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하고 대화의 물꼬를 틔웠다는 데 "의의를 둔다"는 게 면담 참가자들이 면담 종료 후 밝힌 내용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그간 있었던 오해를 풀 수 있었고 소통을 하게 됐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유가족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유경근 가대위 대변인 또한 "서로 불신과 오해가 많이 쌓여 소통의 문제 있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계속 만나다 보면 이런 게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대위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고 있는 유족-여야로 구성된 '3자 협의체'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양측은 밝혔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3자 협의체 요구에 대해선 의회 민주주의 체제에서 불가하다는 설명을 하며 이해를 구하려 했다"고 말했고 유 대변인은 "3자 협의체는 앞으로 풀어나갈 문제"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각자의 입장을 설득하는 자리가 아니라 설명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양측은 오는 27일 오후 다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면담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정회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는 이날 오후 8시께 속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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