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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재래시장 카드수수료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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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재래시장 카드수수료 인하해야"

"1981년부터 제자리"…KBS 수신료 인상에 동의?

노무현 대통령이 재래시장 상인 등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주문했다.
  
  27일 충북 청주 충북도청에서 진행된 '재래시장 정책성과 보고회'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배석했던 김석동 재경부 1차관을 지목해 "금융전문가 사고방식으로는 이것을 못 푼다. 그 것(수수료 인하) 때문에 기업이 안 망하면 갑시다"라고 지시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BS 수신료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KBS가 1981년의 시청료를 그대로 받고 있다"면서 "공익성 문제와 디지털 전환 문제도 있다"며 수수료 인상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선거중립은 다른 나라에 있더냐"
  
  이날 노 대통령은 '카드 수수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현장의 건의가 이어지자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카드사) 사장님들 모시고 금감위, 재경부, 대통령까지 모여 이 문제를 풀자"면서도 "틀림없이 전문가들하고 모여서 토론하면 그 양반들이 이기지만 우리 사회의 공정경쟁, 자유경쟁을 훼손하지 않는 조건 하에서 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배석해 있던 남중수 KT 사장을 향해 "아니면 (신용거래를) 카드 회사에서 하지 말고 재래시장만은 통신사에 맡기자"면서 "법이 금지해놓은 것이지 KT가 신용이 없어서 못하냐. 통신요금으로 부과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까지 말했다.
  
  이에 대해 배석했던 김석동 재경부 차관이 "최종 방침을 결정하기 전에 회의를 거치겠다. 다른 나라 사례도 살피고 있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다른 나라 때려치우고 한국식으로 하자. 대통령 단임제도 선진국에선 안 한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져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 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중립도 대한민국에 있는데 왜 힘없는 사람한테 유리한 것은 대한민국이 하면 안 되냐"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 치관이 우려하는 것은 '결정됐다'고 보도 나갈까봐 인데 내가 결론은 안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별개로 정부는 카드수수료 재조정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당국은 다음 달 13일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 공청회를 열고 영세사업장의 수수료 인하 방침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래시장에서 시청료 올려주라는 플래카드라도 좀 들어야"
  
  재래시장 정책에 관련한 보고회였지만 역시 언론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KBS 수신료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KBS 1 TV의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이 전국의 재래시장을 홍보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노 대통령은 "재래시장에서 KBS시청료 올려주라는 플래카드라도 좀 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광고에 의존하면 공영방송은 끝나고 디지털 전환도 해야 한다"며 "할인마트에서 재래시장 방송하지 마라면서 광고하면 거기 따라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도 KBS하고 싸우는 중이지만 해줄 건 해주고 싸울 건 싸우는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밖에 노 대통령은 <조선일보>를 적시하며 '다른 대통령에 비해 비판사설은 두 배로 쓰고 민생현장 방문은 절반만 쓴다'고 비판하고 기자실 문제에 대해 "얼토당토 않은 전세계에 없는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기존의 주장을 이어갔다.
  
  3년 3개월 만에 재래시장 방문한 노 대통령
  
  이날 노 대통령은 20분으로 예정된 발언 시간을 한 시간 가까이 넘겨가며 '재래시장 정책'이라는 주제와 특별한 관련이 없는 정치, 정책 현안에 대한 평소의 지론을 강조했다.
  
  자신의 발언이 길어진 것을 스스로 의식한 노 대통령은 "(임기를) 마무리 할 때가 다 되니까 또 뵐 기회도 없으니 5년을 마무리 하는 소회를 말씀드렸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이 시작되기 직전 경남의 재래시장 상인대표가 갑자기 손을 들고 발언을 신청하는 돌발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상인은 "SSM(슈퍼 슈퍼마켓, 대형할인마트가 주거지역 진출용으로 만든 중소형매장)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재래시장이 다 죽는다. 이것을 규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노 대통령은 "이것은 내가 잘 모르는 문제"라면서 "좀 알고 있나"고 배석했던 이현재 중기청장에게 질문했다.
  
  이 청장이 "대형마트는 규제가 있으니 중간 단계로 만들어서 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하자 노 대통령은 "분석해보겠다"면서도 "다양한 영업형태를 법으로 규제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보고회에 앞서 청주 시내 육거리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직접 만났다. 이같은 민생현장 방문행사를 썩 내켜하지 않았던 노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4년 3월 서울 길음시장 방문 이후 만 3년 3개월 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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