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과의 소통 부족, 새누리당의 완고한 태도 사이에서 진퇴양난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표류 중인 세월호특별법의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색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광화문에서 단식하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상황이 최악인 아침을 맞고 있다"며 "이제는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대통령이 답할 때"라고 했다.
40일째 단식 중이던 김 씨는 건강 악화로 이날 오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대통령의 면담'을 공식 요청한지 나흘만이자, 청와대가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처리할 문제"라며 면담을 거부하고 하루 만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월 19일 숨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 흘린 대통령이 아닌가"라며 "그 아이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데 여기에 답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방패 뒤에 숨는다고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불신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이 혹시라도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면,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집권당으로서의 자세는 분명히 아니다"고 맹공도 이어졌다.
우윤근 정책위의장 또한 '진상규명에 유족들의 여한이 없게 하겠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5.16 발언과 '야당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주겠다'고 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7.16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호특별법이 암초에 부딪혀 표류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미궁에 빠져 있는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진실규명의 성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완구 원내대표가 7시간은 절대 밝힐 수 없다고 한 것이 진실규명의 성역을 확인시켰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식 전환과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원내부대표는 울먹이며 "어머니 마음으로 정치하겠다던 대통령은 이번에도 사람을 살리는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냐"고 호소했다. 그는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은 바닷 속에 있어 구조하지 못했다지만 유민 아빠는 맨 땅에 있다"며 "손 한 번 잡아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는데 그런 어머니가 어딨나"고 했다.
사정 정국에 대한 비판의 화살도 청와대를 향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21일 '강제구인' 절차까지 착수했던 검찰의 여야 의원 5인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에 대해 정기국회를 앞둔 "8월이면 유행병처럼 도지는 검찰의 야비한 장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간과 액수, 죄질, 혐의 내용만 봐도 (여야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기계적 균형에 검찰이 숨어 있다"며 이 같은 "야당 탄압용 기회 수사, 누가 기획하고 누가 실행하는 것이냐"고 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검찰의 국회 내 강제 구인 시도에도, 법원은 비리 의혹을 받는 여야 의원 5명 중 새정치연합 신계륜·신학용 의원의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이들 의원에게 로비를 한 인물이라고 검찰이 밝힌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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