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극단주의 이슬람 반군 IS(이슬람 국가)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로 추정되는 인물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동영상이 19일(현지시간)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영상에서 주목이 가는 점은 영국인 억양을 쓰는 복면 쓴 반군이 참수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이슬람 반군이 영국식 억양을 지녔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반군이 영국인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도를 했다. 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영국인 500명 정도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반군과 함께 투쟁에 가담하기 위해 중동으로 들어갔으며, 이들 대부분이 런던 출신이고 IS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특히 IS가 저지르는 잔혹 행위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일들에 이들이 개입돼 있다는 것에 대해 영국 정보당국은 "거의 확실한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시리아의 반군과 함께 싸우겠다면서 중동으로 간 유럽인들이 3000명에 달하며, 대부분이 IS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IS, 9.11 테러 당시 알카에다보다 강력한 세력"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과 미국의 안보당국자들은 IS의 국제적인 야심에 대해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IS에 가담한 유럽인들이 서방국가들을 겨냥한 테러계획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IS는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하기 전날 미국 정부에 대해 강력한 '말펀치'를 날리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S는 동영상 메시지에서 "미국이 공습하면, 미국 어느 곳이든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동영상은 제목도 섬뜩하다. "we will drown all of you in blood"라는 영어 제목이다. "너희들 전부 피바다에 익사시키겠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말펀치'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유럽인 수천명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IS에 가담해 있고, 이들이 자기 나라에서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공갈 협박'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일부 테러 전문가들은 "IS는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킬 당시의 알카에다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세력이 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의장 피터 킹 공화당 의원도 이달초 NBC 방송 인터뷰에서 "IS는 날이 갈수록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그들은 9.11 테러 때의 알카에다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IS는 알카에다의 분파였으나, 지나치게 근본주의적이고 잔혹한 투쟁을 한다는 이유로 '파문'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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