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그 내용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사회적 조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권리 정도는 인정 해달라"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라야 그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김제에서 열린 농업인 단체장 및 농업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자꾸 시끄럽게 하지요?"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년 들어서 제가 좀 시끄럽게 한 것이 맨 첫 번째는 개헌이고 요즘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법을 지킨다, 안 지킨다는 것"이라며 선거법·정치중립 논란을 언급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정치가 시끄러웠던 시기에 그 사회의 산업생산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것이 세계역사에 증명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대혁명 시기 자코뱅당이 공포정치를 하며 수만명을 학살하는 상황에서도 프랑스의 군대는 연전연승을 했다"면서 "정치가 시끄럽다고 그것이 마치 국가발전에 발목을 잡는 것처럼 쓰고 있는 사람들은 역사를 연구 안 해본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선거든, 정치든 중립의무 부여한 나라 없다"
"단임제 대통령제도, 어떤 제도로 바꾸든지 바꿔줘야 한다"면서 "내각제로 바꿔주든지, 중임제로 바꿔주든지 바꿔줘야 된다"고 개헌 무산의 아쉬움을 토로한 노 대통령은 "전세계 민주주의 어느 나라도 대통령에게 선거든 정치든 중립 의무를 부여한 나라는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중립은 몰라도 선거중립은 반드시 지킨다'는 기존의 입장보다 한 발 나아간 것이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법 보면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는 공무원이라고 대통령을 적어놓고, 선거법에 보면 선거중립 의무를 부여해놓았다"면서 "선거중립을 넓게 해석해 버리면 정치중립의 의무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 대통령은 "옛날에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정부기구를 가지고 공작을 했고, 권력기구를 가지고 뒷조사하고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이 중립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참여정부 와서 내가 국정원 한 사람을 부릴 수 있나? 어떤 권력기관도 나한테 사적인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나는 공작의 '공'자도 모른다"
이날 노 대통령은 선관위를 의식하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선거 전략은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흔드는 거 아니냐"면서 "노무현 조지면 자기 쪽 표가 온다고 이미 그만큼 해서 (표를) 많이 갖다 놨다. 지금은 공작론까지 들고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나는 공작의 '공'자도 모른다. 공작, 공작하고 퍼붓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 할 수도 없다"면서 "오늘 또 이야기 하면 (나를) 선관위에 당장 고발해 버릴 것" 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공작이라고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부도덕한 사람들"이라며 이명박 전 시장 측을 겨냥하면서도 "오늘 요 말도 딱 따면 고발감이 된다. 얼마나 코미디냐"고 피해나갔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법제도, 언론 수준 안 높아지면 한국의 (수준이) 절대 안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노 대통령이 부쩍 강조하는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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