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 대통령,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소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 대통령,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소원

"선거법도 문제고, 선관위 처분도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오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직선거법 9조의 공무원 선거중립 조항과 선관위의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위반했다'는 판단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노 대통령의 입장은 '정무직 공무원이자, 국가공무원법에 의해 정치 중립 의무에 해당되지 않는 대통령에게 선거중립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것.

1987년 개헌으로 헌법재판소가 설치된 이래 현직 대통령의 헌법소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헌법소원의 주체는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개인 '노무현'이다.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문제지만 형식적으론 개인적 문제"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정치활동과 선거과정을 통해 선출된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과 반론을 제약하는 것은 선진민주국가에서 유례가 없어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고 정치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헌법에 따라 선관위 조치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특히 공직선거법 제9조는 규정자체가 모호하고 이를 확대해석해온 결과로 현실과 괴리되어 있어, 이번 기회에 정치공세에 대한 대통령의 반론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설명에 나선 전해철 민정수석은 "대통령은 국민의 한 사람 또는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지닌 기본권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전 수석은 "실질적으로는 공무원인 대통령으로서 (기본권의) 제약을 받은 것이지만 형식적으로는 개인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지위는 대통령인데 구체적 법익의 침해는 개인 노무현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권력 행사의 최고당사자인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낼 수 없다.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전 수석은 "최종적 결정은 내리지 못했지만 비용 부담은 (노 대통령) 개인이 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법 9조 외에 선관위 조치 적법성도 따져

노 대통령의 이번 헌법소원은 선관위 조치 자체에서부터 공직선거법 9조의 위헌성 여부에까지 폭넓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

△ 선거법 9조를 적용한 선관위의 조치 자체가 위반사항도 적시하지 않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 국가공무원법 3조 등에 의해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는 대통령에게 공직선거법 9조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다. △ 공직선거법 9조를 적용한다 할지라도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는지는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 △ 공직선거법 9조 자체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 는 것이 노 대통령 측의 논리다.

즉 '선거법 9조 자체도 문제고, 9조를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선관위의 조치는 문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는 권한쟁의심판 청구의 성격도 포함된 것으로 선거법 9조의 합헌ㆍ위헌 판정과 헌법재판소가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소원 기간 동안 대통령 발언 수위 낮아질 듯

한편 '선관위의 경고는 사실상 사법권과 유사한 기능이 있다'고 밝힌 전 수석은 헌법소원 절차를 밟는 동안은 선관위의 요청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수석은 "집행정지라는 별도의 행위를 밟지 않으면 그대로 가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더라도 선관위의 선거법 준수요청, 재촉구의 효력은 여전히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이미 선관위 결정에 대해 유의하겠다고 말했고, 따르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 "법률적 대응을 하겠다고 해서 선관위 결정에 위반되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헌법소원 절차를 밟는 동안은 노 대통령의 발언수위도 상당부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관위 측이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전 수석은 "유보됐으니 그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실제로 판단이 나오면 그 때 이야기하겠다"면서도 "사전선거운동은 처벌조항이 있는 것이라 법률적 쟁송절차를 따로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시민

'지난 2004년 탄핵당시 헌법재판소가 이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 위반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전 수석은 "당시엔 선거법 9조에 대해 본격적으로 따진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전 수석은 "물론 (헌재가) 선거법 9조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 안에 대통령이 들어간다고 판단했었지만 9조 자체의 본격적 위헌성을 따져본 것은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의 법무대리인은 법무법인 시민이 맡게 됐다. 고영구 전 국정원장이 대표변호사인 법무법인 시민에는 김선수 전 사법개혁비서관 등이 몸 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