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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국의 민주주의·법치주의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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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국의 민주주의·법치주의 갈 길이 멀다"

선관위에 직격탄…"법 운용 답답. 후진정치 못 벗어나"

중앙선관위가 11일 만에 다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거중립 의무 위반' 판단을 내린 데 대해 청와대가 "한국의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갈 길은 아직 멀다고 느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오전 "앞으로는 일일이 발언하기 전에 선관위에 질의하고 답변을 받아서 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권한을 확대강화하고 권위를 드높인 결정"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비아냥에 가까웠다. 천 대변인은 "어느 것까지 위반이라고 결정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결과는 대통령의 입을 봉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부터 걸리는지 판단 못해"
  
  천 대변인은 "대통령은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려고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선관위의 결정에 충돌하지 않게 발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그런데 문제는 어디까지 (선거법으로) 허용되고 어디부터가 걸리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려운 것이 아니고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앞으로는 일일이 발언하기 전에 선관위에 질의하고 답변을 받아서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승복'이 아니라 '압박'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가 답변을 회피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에 결정했던 것처럼, 답변하는 것이 공정한 처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대변인은 "한국의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갈 길은 아직 멀다고 느낀다"면서 "법도 법이지만 운용도 답답하다, 아직 후진정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선관위에 직격탄을 날렸다.
  
  천 대변인은 "(현행 선거)법이 법의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고, 법 운용을 본래 취지에 맞게 할 수도 있는데 지금 운용은 상당히 답답하다는 말이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선관위에 일일이 다 물어보겠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대통령 권력이나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일이 없다"면서 "국고를 횡령해 선거자금으로 유용하지도 않았다. 공천헌금으로 매관매직하지도 않았다"고 한나라당도 겨냥했다.
  
  천 대변인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선거전략으로 삼고 하루도 빠짐없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퍼붓고 있는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입을 봉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불공정하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대변인은 "이 말도 선거중립 위반인지, 이것도 선관위에 물어봐야 할 것인지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해 선관위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숨기지 않았다.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오래전부터 정권교체니 대선승리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다. 모아보면 수백 건도 넘을 것이다"며 "이런 발언은 사전선거운동이 아닌지 선관위에 물어볼 일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 발언을 미리 선관위에 일일이 물어볼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천 대변인은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또한 천 대변인은 '헌법적 판단을 묻는 법적 대응 절차가 빨라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선관위 결정까지 포괄해서 조만간 대응방침을 결정할 것이다"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조만간'의 구체적 시한은 밝히지 않았다.
  
  '승복'은 커녕 이같은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선관위는 물론이고 곧 공을 넘겨 받을 헌법재판소도 머리를 싸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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