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유엔과 함께 계획한 국제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행사에 아프리카 지역의 학생들이 참가하기 때문이다.
4일 덕성여대와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주최로 서울에서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가 열린다. 이 행사는 '공감적 봉사 : 여성 임파워먼트를 위한 교육'을 주제로 전 세계 32개국의 대학생 500여 명이 국제사회 여성 문제를 짚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문제는 이 행사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생한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알제리, 르완다, 가나 등 아프리카 11개국에서 30명의 학생들이 참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 2일부터 덕성여대 온라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청와대 자유게시판까지 행사를 취소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반대 여론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학교 측은 내부 커뮤니티에 행사 안전에 대한 공지를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덕성여대는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의 참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 국가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적외선 체온 측정과 의료진 문진 등 검역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곧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덕성여대 측은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고 발병 환자가 없는 나머지 국가 학생들의 입국을 막거나 행사를 취소하기 어렵다면서 질병관리본부 및 외교부와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1일(현지 시각) 각 지역의 사무총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통제하려는 노력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에볼라를 막지 못하면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WHO는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1억 달러(한화 약 1030억 원)의 긴급 대응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오는 6일부터 긴급 회의를 열고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에볼라 출혈열이 지난 2월 처음으로 발병한 후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지금까지 72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강력한 질병이지만 아직 감염 숙주나 백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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