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병원인 강원도 속초의료원이 파업 중인 노동조합이 업무 복귀를 선언했음에도 30일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 입원해 있던 환자들을 쫓아내면서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속초의료원이 이날 오전 9시부터 31병동, 51병동, 물리치료실을 대상으로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 강원도에서 현실화되나?)
김영수 보건의료노조 강원지역본부 조직국장은 "입원 환자 150여 명이 있었는데, 의료원 측에서 파업에 들어가기도 전에 100명을 퇴원시켰고, 파업 기간 중에 30명을 추가로 퇴원시켜 20여 명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 조직국장은 "조합원 82명 가운데 필수 인력을 남겨 놓고 45명 정도가 부분 파업에 들어갔었다"며 "그런데도 의료원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서 퇴원해야 한다는 식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 속초의료원지부는 노사 합의 파기 철회, 최저임금 수준에 못 미치는 임금 개선, 체불 임금 해결, 인력 충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단체협약 이행, 공공적 발전 대안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시한부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속초의료원지부는 오는 31일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집중 교섭을 벌이겠다고 예고했으나, 업무 복귀 하루를 앞두고 속초의료원 측이 직장 폐쇄에 나섰다.
속초의료원지부는 "노조가 파업 종료를 예고한 상태에서 직장 파괴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속초의료원을 휴업과 폐업으로 내몰아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한편, 강원도의회는 '경영 적자'를 이유로 강원도 내 공공 의료원을 압박해 왔다. 강원도는 지난 2월 '의료원 발전 방안 연구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영난에 처한 속초의료원에 대해 "건강검진센터 및 장례식장 증축을 통한 수익 창출"을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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