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 73명이 6월 25일 사고 후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했습니다. 비극이 발생한 지 71일만입니다. 등굣길에는 학부모와 학우들이 마중 나와 이들을 따뜻이 맞았습니다. 학생들은 "4.16을 잊지 말아 달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TV 뉴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었습니다. 살아남은 우리들의 임무는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뜻과 마음을 모으는 것입니다. 돈보다는 사람을, 이윤보다는 이웃을 소중히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의무입니다.
그런데 그 일에 앞장서야 할 책임을 지닌 정치권은 '말로만' 세월호의 교훈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마저 여야 따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해임 결정했던 정홍원 총리를, 두 번의 총리 후보 낙마 끝에, 유임시키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리고도 미안하다는 사과는 없었습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사교육 업체 주식 투자 등 교육부 장관 후보 등 도덕성이 의심되는 장관 후보들의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표까지 제출했던 분입니다. 아무리 총리 후보가 없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을 다시 총리에 '복직'시킨다는 것은 이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세월호 유족들이 간절히 바라는 진실 규명이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는 사이 전방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5명의 소중한 젊은 목숨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엄청난 국민 세금을 까먹고 이제 겨우 흑자로 돌아선 공항철도를 사유화하겠다는 결정도 나왔습니다. 집권 여당에게는 국민의 생명, 공동체의 안전보다는 자본의 이윤이 더 소중한가 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라는,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제2의 세월호를 막기 위해서는 소통과 연대와 협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원인은 무엇인지, 어디부터 고쳐나가야 하는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의 정치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과의 불통뿐만이 아니라 자기 당 사람들과도 불통입니다. 대통령이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막고 고집불통으로 일관하는 한, 대한민국 전체가 세월호가 비극이 올지도 모릅니다. 참으로 갑갑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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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임경구 프레시안 정치 선임기자 및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번갈아 담당하며, 경제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남북관계·한반도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국제는 이승선 프레시안 국제 선임기자, 생태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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