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원순 2기, 시의회도 개혁이 필요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원순 2기, 시의회도 개혁이 필요하다"

[인터뷰] 최초 여성 서울시의회 의장에 도전한 조규영 의원

“심지어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나를 뽑아주면 이렇게 하겠다'고 정견을 발표하고 약속을 한다. 그런데 이제까지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는 전혀 이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공약제시를 하지 않는다. 그냥 몇명이서 ‘이번에 나 찍어주면 대신 너 이거 시켜줄께’ 이런 거래식 선거를 통해 의장을 정했다.”

지난 2013년 10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이 철거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5년 전인 2008년 김귀환 당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일명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됐다.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무려 28명의 동료의원들에게 총 3400여만 원의 돈봉투를 뿌린 혐의였다. 7대와 8대 서울시의회 의장이 연이어 구속된 셈이다.

▲ 조규영 서울시의원 ⓒ조규영


조규영 서울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구로 2)이 밝힌 ‘9대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에 나선 이유다. 시의회 구조와 문화 자체를 바꾸지 않고서는 의장이 ‘부패’ 사건에 연루돼 낙마하는 일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제가 의장 선거에 나간다고 하니까 지인이 그러더라. 본인 머리 속에 떠오르는 서울시의회 의장 이미지는 ‘60대, 건설업자 출신의 남성’이라고. 사회복지사 출신의 40대 여성 의원이 서울시의회 의장이 된다는 거 자체가 굉장한 개혁일 거라고.”

조 의원은 20년 가까이 안산반월공단 등에서 사회복지운동을 하다, 지난 2006년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원이 됐다. 당시 서울시의원 106명 중 102명이 한나라당 소속인 ‘기형적 구조’의 시의회였다.

“초선인 7대 때 정치를 조금 알았다면 화병이 나서 죽어버렸을 지도 모른다(웃음). 106명 중 102명이 새누리당(한나라당)이다 보니 자기들끼리 모든 의사결정을 다 했다. 저한테는 회의 일정도 제대로 공지도 안됐다.

그러다가 2010년 선거로 여소야대 의회 구조가 됐다. 그래서 거의 견제 받지 않던 오세훈 시정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갔다. 우리당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10대 의제를 선정하고 이 문제에 집중해 양화대교 문제 등 성과도 많이 냈다.

그런데 재보궐선거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되면서 서울시의회 입장에선 약간 스텝을 잃어버렸다. 제가 보기엔 터닝을 빨리 못 이뤄내면서 약간 주춤거리던 와중에 의장이 구속이 되면서 8대 후반기 서울시의회는 무력했다.

9대 의회가 시작되는 만큼 재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원순 시장, 조희연 교육감, 20명의 구청장을 새정치연합이 냈다. 한 언론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선거 결과를 놓고 '진보 4바퀴'라고 표현했는데, 시의회가 시민들의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또 박원순 시장이나 조희연 교육감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이들이 지향하는 가치가 정책을 통해 꽃 피려면 공무원들이 움직여야 한다.

박원순 시장의 지시만으로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철저하게 의회가 끌고 가야 한다."

이런 사례로 박 시장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조 의원은 들었다.

“전체적으로 그런 행태를 보이지는 않으나, 실제로 몇몇 사례는 오히려 예전의 관변단체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오묘하게 변형이 되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걸 박 시장은 절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니까 알 수 밖에 없다. 이런 공무원들의 전횡을 모니터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도 의원들이 해야할 몫이다.”

현재 조 의원 외에도 새정치연합 박래학(4선. 광진), 양준욱(3선. 강동) 의원이 의장 선거에 나섰다. ‘당선 가능성’에 대해 묻자 조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

“다선(3선) 의원 중 제가 유일한 여성 의원이니까 주변에서 그냥 부의장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제가 의장이 되고, 부의장이 되고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설혹 내가 부의장이 되더라도 의장이 개혁적 의회를 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저는 그냥 커다란 부의장 방 하나 쓰고 있는 의원 중 하나일 뿐이다. 이번에 이렇게 의장 선거 문화를 바꾸고 신선한 충격을 준 게 제가 어느 자리를 맡느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 의원은 선거 공약으로 △의회 내 씽크탱크 △매니페스토 지원단 설치 △시의회 사무처 예산 독립 등을 내걸었다. 조 의원이 서울시의회 의장이 된다면 최초의 여성 광역시의회 의장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