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왜곡된 역사관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뉴라이트 출신 박효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 위촉 이후 첫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박 명예교수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통령 위촉 위원 중 연장자를 호선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 위촉 이후 첫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박 명예교수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통령 위촉 위원 중 연장자를 호선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박 신임 위원장은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는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빚어왔던 인물이다.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주축인 '교과서포럼'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이후 인수위원회에서도 정무분과 간사를 맡는 등 친정권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언론·시민단체에서는 박 신임 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부터 임명을 반대해왔다. 방심위가 '박효종 체제'로 갈 경우, 논란이 됐던 2기 때보다 '정치 심의'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기 방심위는 역사다큐멘터리 <백년전쟁> '두 얼굴의 이승만', '프레이저 보고서' 편을 방송한 RTV에 대해 객관성·공정성·명예훼손 금지 조항 위반으로 중징계를 내렸다. 또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한 박창신 신부를 인터뷰한 CBS는 중징계한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종북'으로 표현한 정미홍 아나운서를 패널로 내보낸 TV조선에는 '문제 없음'으로 처리해 '고무줄 심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참여연대공익법센터 등 16개 언론·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3기 방심위원 취임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효종 씨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도 울고 갈만한 편향된 역사관의 소유자"라고 비판했다. 또 "방심위의 문창극, 박효종은 물러나라", "박효종 방심위원장이라니, 차라리 아베를 임명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자보 등을 들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박 신임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은 철저히 보호하되, 방종과 무절제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캠프 출신' 이력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떠한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역사관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박 신임 위원장과 함께, 부위원장에는 한국방송공사(KBS) 출신의 부사장 김성묵 위원, 상임위원엔 2기 방심위원을 지낸 장낙인 전북대 초빙교수가 각각 선출됐다. 아울러 윤석민 서울대 교수, 고대석 전 대전 MBC 사장, 하남신 전 SBS 논설위원, 박신서 전 MBC PD, 윤훈열 동국대 겸임교수 등이 새 방심위원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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