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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세월호 파고 넘어 '아찔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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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세월호 파고 넘어 '아찔한 승리'

초반 압도적 우세 비해 초라한 성적표…중도층 견인에 성공

피 말리는 접전 끝, 결국 남경필 후보가 웃었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6.4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0.85%포인트 격차의 신승을 거뒀다. 선거 초반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킨 데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수도권 빅3' 중 경기와 인천 두 곳에서 승리를 거둬 이번 지방선거의 '완패'를 면했다. 아울러 2002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손학규 전 지사 이후 '12년 경기 집권'의 아성을 이어가게 됐다.

33세 정치 입문해 내리 '비주류 쇄신파'…와신상담 끝 경기지사로

방송 3사의 출구조사도 빗나갔다. 4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출구조사에선 51대49,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간발의 차로 앞섰다. 남 후보의 승리는 그만큼 아찔했다. 남 후보는 50.42%의 득표를 얻어 49.57%를 얻은 김 후보를 불과 4만여 표 차이로 앞섰다.

남 당선자는 40대에 국회의원 5선 고지를 달성한 새누리당의 대표적 소장파 정치인이다. 1998년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이 임기 도중 작고하면서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를 물려받아 보궐선거에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남 당선자의 나이가 33세였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당선자. 아슬아슬한 '초박빙'의 승부 끝에 신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정치 입문 뒤 내리 5선을 하는 등 '선거 복'은 있었지만, 당내에선 주류 다수파에 속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때문에 '5선 쇄신파'라는 조롱조의 별명도 그를 따라다녔지만, 비주류 쇄신파의 입지에서 그가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 정병국 의원과 함께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수요모임'을 이끌며 이른바 '남원정'으로 이름을 날렸고, 한나라당의 개혁을 바라던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다음으로 원희룡 당선자가 2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한 것 역시 이런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 당선자 스스로도 인정하듯, 결과적으로 이들의 목소리는 비전과 대안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권력의 원심력에 빨려들어가면서 '쇄신' 역시 흐지부지 됐다. 한 때 한나라당의 '미래'라고 불렸던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어느덧 당의 중진이 됐다.

남 당선자의 쇄신 노력은 중진 반열에 오른 뒤에도 이어지긴 했다. 19대 국회에선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이끌며 여권 내에서 실종된 경제민주화에 그나마 목소리를 냈고, 국회의 몸싸움과 날치기를 막은 국회 선진화법은 그가 황우여 전 대표와 만들어낸 18대 국회의 성과물이다.

'와신상담'의 기간도 있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형님 권력'으로 통하던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이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사유화'를 비판하면서 주류의 눈 밖에 났다. 심지어 여당 중진 의원이면서도 이명박 정부 당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의해 정치 사찰을 당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원내대표 선거를 노리던 남 당선자는 '중진 차출론'에 떠밀리듯 경기도지사 도전장을 냈지만, 20여 년 쌓은 '쇄신 이미지'로 세월호 국면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보수정당 개혁 후보', '개혁정당 보수' 눌렀다

다만 '압승'을 예상하던 선거 초반 판세와 달리,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김진표 후보의 추격이 매서워졌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 심판론과 더불어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의 '컨벤션 효과'에 힘 입은 것이다.

당초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보수정당의 개혁 후보'와 '개혁정당의 보수 후보'의 맞대결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두 후보 모두 지역구가 수원인데다, 고교 선후배 사이에 같은 교회의 신도로 지지 기반도 상당히 겹쳤다. 정치성향 면에서도 중도층까지 아우른다는 공통점이 있어 대결은 더욱 치열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경우 이런 '중도 성향'이 오히려 적극적 야권 지지층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로 작용했다.

지난 2010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후보가 '강성 진보' 이미지로 중도층 표심을 잡지 못한 것이 패인의 한 원인이라면, 김 후보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한 장본인이란 이력과 맞물려 '집토끼'의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18대 국회 당시 한미 FTA 비준안 통과 국면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로 '타협'을 강조해, 민주당 내 'X맨'이란 공격도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아이러니가 있다면 당시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으로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주도했던 인물이 '개혁 보수'로 꼽히는 남경필 당선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 당선자가 자신의 '개혁' 이미지로 세월호 파고를 넘어 중도층 유권자를 견인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경기도 부지사, 특보 등 주요 직책에 야당 인사를 등용하겠다는 그의 선거 공약 역시 중도층을 적극 겨냥한 것인데, 그의 아찔한 신승엔 이런 '유연한 보수' 이미지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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