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치 해소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의 중재로 29일 오후 5시에 여야3교섭단체 대표 회동을 갖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를 연차적으로 만났고, 원 원내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본회의장 농성을 해제키로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도 작성했다.
구체적인 양측의 합의사항은 △3교섭단체는 현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유감을 표할 것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은 임시국회 회기 중 직권상정 방침을 철회하고 민주당은 국회 농성을 해제할 것 등이다.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회기 중 여야가 합의 가능한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 △미디어법은 위헌 조항만 우선 개정하고 △쟁점법안과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여야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의 처리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협의'도 아닌 '합의 처리'원칙은 사실상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으로 한나라당이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한나라당은 '사면초가'?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여야 대화를 촉구하기보다는 직권상정, 경호권 발동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막힌 국회를 뚫기보다 오히려 더 막히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김 의장을 비판했다.
또 '법적 절차'에 민감한 선진당은 한나라당이 최근 무더기로 법안을 발의해 최소한의 숙려기간도 없이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극히 부정적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이규원의 라디오정보센터'에 출연해 김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맞지 않다"고 비판하며 "물리적으로 저지되는 상태에서는 본회의에 참석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입이 자유롭게 보장되는 상태에서는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질서유지권 발동 등으로) 물리적으로 저지되는 상태에서, 더군다나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상정에 대해 사과도 없는 상태라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친박연대도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여야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 처리해야 할 쟁점 법안을 여당이 기어코 강행할 경우 우리는 본회의장에 불참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선진당이나 친박연대가 회의장에 들어와 반대표라도 던져줘야 단독처리의 모양새를 피할 수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사면초가' 상태에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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