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9일 새벽 KBS 항의 방문을 마치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전날 밤 10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망언'에 대해 사과 받겠다며 KBS를 찾았으나, 김시곤 국장을 만나지 못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9일 오전 2시 KBS 항의 방문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해설국장, 보도본부장, 스포츠본부장 등 네 명 나왔다"며 "엉뚱한 사람이 나왔고, 답이 나올리 없어서 돌려보냈다. 김시곤 국장을 곧 내려보내겠다고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안 내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현재 KBS는 시간 끌어서 유가족을 흥분시켜서 보도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이고, 또 유족들이 청와대 항의방문을 간다고 하니 광화문 양쪽 끝 차단시켜 청와대 가는 길을 막으려고 시간 끌기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씨는 "최종적으로 두 가지 요구 사항으로 정리했다"며 "KBS의 대표이사는 공개 사과하고 그 내용을 직접 보도하라. 김시곤 보도국장을 즉각 파면하라"고 밝혔다. 유 씨는 "이 순간 우리는 청와대로 갑니다. 대통령께도 알리기 위해서 청와대로 갑니다"라며 추후 청와대로 이동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우리가 국민이냐"를 거듭 외치면서 KBS의 보도 태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이날 새벽 2시30분께 KBS를 올 때 탔던 5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청와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3시 10분께 광화문에 도착해 걸어서 청와대 쪽으로 이동 중이다. 김병권 대표는 "우리는 시위를 하러 온 게 아니다"면서 "우리의 하소연을 들어주실 대통령을 만나러 왔다. 정말 만나뵙고 싶다. 정말 할말이 많다"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희생자들이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한번만 만나달라"고 거듭 읍소했다.
도보로 이동하던 유가족들은 통인동을 지난 삼청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경찰과 차벽에 가로막혔다. 가족들은 "우리는 시위하러 온 게 아니다. 비켜달라"고 경찰들에게 계속 요구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 김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이면서 "내 딸이 죽었다. 나는 대통령에게 한 말씀만 드리려고 왔다. 당신(경찰)들도 자식이 그렇게 죽었다면 내 뒤에 서 있을 거 아니냐. 제발 비켜달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다시 자리에 앉아 연좌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