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과 재미교포 일부를 중심으로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미국을 방문하거나 국무총리급 조문단을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데 대해 청와대가 거부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 부시 미 대통령에 조문 발송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18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아침 회의에서 (그 문제가) 논의됐는데 한국계 학생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지만 이 문제를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 계획도 없다"며 "다만 노 대통령이 주미 한국 대사관을 통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비극적 사건에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국민과 슬픔을 같이 하고자 하며 희생자와 부상자, 그 가족, 그리고 미국 국민에게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뜻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사건이 조속히 수습되어 미국 국민들이 충격과 슬픔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고 전문도 보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티비 카메라가 준비된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직접 유감을 표명한 것과 부시 미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낸 것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일차적으로는 마무리된 것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윤 수석은 "일단은 그렇다"고 답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것보다 더한 만평"
윤 수석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모 신문의 만평 때문에 (한미간) 외교문제로 비화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며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것보다 더한 만평이 나서 요로에서 항의가 들어와서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문 만평에 대해 공식적 외교라인을 통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대해 윤 수석은 "그렇지는 않다"며 "그 만평이 버지니아공대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댓글들이 달리는 그런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으로도 민감하고 또 미국은 최악의 상황인데 이런 식으로 비아냥거리면 골치 아프다"며 "주의를 환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태식 주미대사가 '자성의 단식'을 제안하는 등의 행위야말로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며 "뭐라 언급하기가 힘들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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