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또 제대로된 시스템도 만들고, 대안을 갖고 앞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나온 '대국민 사과'를 유족들이 거부하며 논란이 일자, 사태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종교 지도자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로서 이번 사고에서 너무나 큰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도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유언비어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퍼짐으로써 국민과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주고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게 돼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은 국민이나 국가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로서도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수습하면서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의 취약성에 대해 절감했다"며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제대로 된 국가재난 대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로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항상 이렇게 큰 어려움을 겪을 때도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서는 지혜를 발휘하는 그런 국민이었다"며 종교 지도자들에게 "그런 국민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힘이 돼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세월호 희생자들의 정부 합동 분향소를 찾은 뒤 이어진 국무회의 자리에서 사과했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은 대통령의 사과가 사건 발생 13일 만에 비공개 회의 석상에서 이뤄진 점 등을 문제 삼으며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대통령의 사과를 거부한 유족들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의 뜻이 아니고) 순전히 저 개인적인 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은 더 악화됐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각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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