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언딘' 우선 투입 위해 UDT 잠수 막았다

국방부 공식 확인…군 최정예 요원들 '골든타임' 날려

해양경찰이 세월호 실종자 구조 작업을 맡고 있는 민간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가 세월호 침몰 현장에 먼저 투입돼야 한다며 해군 최정예 요원들의 잠수를 막은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내용인데, 세월호 침몰 이후 끊이지 않았던 '언딘 특혜설'을 정부가 시인한 셈이라 파문이 예상된다.

국방부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해군은 세월호 침몰 다음 날인 17일 사고 해역 물살이 가장 느린 '정조 시간'에 해군의 최정예 잠수 요원인 특수전전단(UDT) 대원 10명과 해난구조대(SSU) 대원 9명에게 잠수 준비를 마친 뒤 대기를 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사고 해역을 탐색 중이던 해경은 '민간업체(언딘) 우선 잠수를 위해 현장 접근을 통제'했고, 이 때문에 해군의 최정예 잠수 요원들은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진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군은 상호 간섭 배제를 위해 해경의 통제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해경이 민간업체의 우선 투입을 위해 민·군을 통틀어 가장 구조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군의 정예 요원들의 구조 작업을 막은 셈이다. 당시는 사건 발생 다음날 오전 7시께로 구조 작업이 시급할 때였다.

그간 전문가들은 최고의 구조 능력을 갖고 있는 UDT와 SSU가 사건 초기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해 왔는데, 국방부의 답변서를 통해 해경이 이를 '막은'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해경, 해군 설치한 하잠색으로 해경 '우선 투입' 주장…해군 요원 잠수 못해

이밖에도 사고 당시 현장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해경은 침몰 첫날부터 해군의 잠수 작업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가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해군은 세월호 침몰 당일인 16일 오후 12시4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오후 6시께 하잠색(잠수사들을 위한 인도선) 1개를 사건 현장에 최초로 설치하고 SSU 2개조를 투입해 잠수를 실시했다. 사고 현장에 먼저 와 있던 해경은 하잠색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후 6시35분부터는 해군의 잠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방부는 잠수 미실시 사유로 "탐색 구조를 주도하고 있는 해경에서 잠수 작업 통제로 해경 잠수팀이 우선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하잠색은 해군이 설치한 1개 뿐이었는데, 하잠색 부족으로 다수 잠수사의 입수가 불가능 했고, 군이 설치한 하잠색을 이용해 해경팀이 먼저 입수했다는 것이다.

결국 해경이 사고 발생 초기에 여러 개의 하잠색을 설치해 해군과 함께 구조 작업을 벌이지 못하고, 해경의 주도권을 주장하면서 해군의 구조 활동을 통제했다는 얘기다. 결국 사건 발생 직후 1분1초가 급했던 '골든 타임'에 해군의 최정예 요원들이 구조 작업에 나서지 못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