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세월호 참사로 인한 여론 악화 부담 속에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정치권은 엇갈린 평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진심이 담긴 사과"라며 높이 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소 유보적인 평을,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은 "뒤늦은 사과"라며 혹평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에 사죄의 뜻을 밝혔듯 새누리당도 국민에 백 번이라도 사죄를 드려야 할 심정"이라며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환골탈태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함진규 대변인도 "진심이 담긴 사과"라며 "이제는 사고 수습에 더욱 더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해 "국민께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자성을 강조해 온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비판이 정쟁으로 비쳐질 여지를 단속하려는 기색이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모두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우리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정에 책임있는 사람들,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모두가 죄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국민들은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지도자란 무엇인가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며 "국회에 있는 우리가 책임감 있는 정치, 능력 있는 정치, 헌신하는 정치를 보여드려야 한다. 오늘 본회의가 바로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은 "뒤늦은 사과"라며 혹평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늦어도 한참 늦은 지각 사과"라며 "그야말로 엎드려 절 받기"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그간 총리와 장관들 뒤에 숨어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자세로 일관하던 박 대통령이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청와대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국민의 분노가 높아지자 사과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을 걸고 직접 나서 구조와 사고 수습을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보도자료를 통해 "왕이라도 그렇게 사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의장에서 한, 진심을 느낄 수 없는 말 한 마디를 국민은 결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나온 것을 꼬집은 셈이다.
같은 당 이정미 대변인도 "국민 모두가 사과 아닌 사과를 받았다"며 "시기도, 형식도, 내용도 모두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사과가 뼈를 깎는 성찰이라면 국민은 늦은 사과라도 용납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오지 않았다. 무엇이 두려워 국민 앞에 서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의 그런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우리 사회의 적폐"라며 "대한민국의 개조는 대통령의 인식 개조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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