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정보당국은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일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를 분석한 결과 두 기체가 연관성이 있고 동일하게 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개발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항공 정찰 능력이 매우 취약한 북한이 공중 촬영을 위해 개발한 시험용 무인정찰기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추락한 무인기는 북한에서 발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북쪽에서 서울로 와서 북쪽으로 가는 중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추락 무인기에는) 북한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정도의 잔여 연료가 남아 있었다. (무인기) 회수 방법은 십자형 낙하산으로, 이것은 군에서 사용하지 민간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북한군 비행체로 추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는 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 공중레이더에 포착됐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면서 “항적을 보면 북쪽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주 추락 무인기에는 엔진 배터리 뒷면에 ‘기용날자’와 ‘사용중지 날자’라는 북한식 표현이 2곳에서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는 우리말 ‘날짜’를 ‘날자’로 표기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락한 소형 무인기 합동조사 결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제 카메라가 부착된 소형 무인기로, 실시간 영상 송·수신은 불가능하고 카메라로 정지영상을 촬영하고 회수하는 방식의 초보 수준 정찰용 무인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동체는 레이더와 육안 관측을 회피하기 위해 소형으로 제작됐고 하늘색으로 위장 도색했으며, 비행체 재질도 탄소소재인 폴리카본에이드로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서울 상공을 1∼1.5㎞ 고도로 비행했고 파주 등 경기북부와 서울 일부를 촬영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영상의 수준이 구글에서 받는 것(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낮다”며 “일제 캐논 카메라로 1㎞ 밖에서 촬영한 것이어서 잘 나오지 않았다. 군사나 테러 목적, 정찰 수준이 아니라 일반 수준”이라고 설명, 일각에서 제기된 해상도 높은 정밀 사진촬영 관측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추락한 무인기는 특정 표적에 대한 테러가 불가능하지만, 발전시키면 테러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화학 무기 탑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탑재 중량이 1㎏ 정도인데 발전시키면 그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경량 비행체를 포함한 무인기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며 “군의 방공작전체계를 보완하고 있고, 비행체를 활용하는 동호인에 대한 공역 통제, 경량 비행체 등록 등 각종 제도 보완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탐지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인항공기 문제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북한이 한 것으로 생각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북한이 아닌 다른 출처의 항공기, 소형 무인항공기라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중앙합동조사가 종료되면 국가안보실 주관으로 관련 기관, 국방·합참본부·수방사 등이 합동으로 회의해 대비책을 발표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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